Page 79 - 월간사진 2018년 11월호 Monthly Photography Nov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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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_최종(수정)_월간사진  2018-10-22  오후 2:13  페이지 2












                            디지털과 결합한 양산형 카메라가 대세인 요즘,
                             여전히 아날로그를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다.
                             핸드메이드로 우드카메라를 만드는 박종봉.
                       그는 어떤 계기로 그런 특별한 카메라를 만들기 시작한 걸까.
                                    에디터 | 오찬석 · 디자인 | 서바른






                  다고 생각한다. 필름을 지금도 사용한다는 건 불편하다는 걸 알면서도 감성을 선
                  택한 것이다. 우드카메라는 일반 필름카메라보다 더 원초적이고 불편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감성적으로 느껴진다. 처음에는 어쩌다 구한 미송으로 제작했다. 하지
                  만 하드우드가 소프트우드보다 작업도 수월하고 완성도 역시 더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요즘은 부빙가, 흑단, 비치 같은 목재를 애용한다.

                  디자인이 독특하다. 주로 어디서 영감을 받나?
                  곁에 훌륭한 조언가가 있다. 바로 아내다. 사진이나 카메라를 전혀 모르는 제 3자
                  의 입장에서 도움을 준다. 로사-DN 모델에 사용된 필름 와인더가 대표적인 예다.
                  와인더 모형을 원형으로 할 지, 사각형으로 할 지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아내에게
                  의견을 물어보자 그녀는 “내 것은 새(Bird)로 만들어 줘”라고 말했다. 덕분에 로사
                  -DN의 필름 와인더 부분에 새가 한 마리 앉아 있게 되었고, 이는 카메라의 디자인
                  포인트가 되었다.

                  로사-DN, 어니코드, 미나66, 유민02612 등 카메라 이름이 독특하다.
                  모두 가족의 이름에서 따왔다. 가족에게 하나씩 선물하겠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시
                  작했기 때문이다. 뒤에 붙은 숫자는 판형을 의미한다. ‘로사-DN’의 경우 아내의 세
                  례명과 태국말로 상쾌하다는 뜻의 DN을 결합했다. 최근 만든 6번째 카메라 ‘유스
                  티노669’ 역시 아들의 세례명에 66과 69 멀티포맷이라는 의미를 더했다.


                  자주 사용하는 모델이 있다면?
                  자주 사용하게 되는 건 다섯 번째로 제작한 ‘로사-DN’이다. 초광각 렌즈에 바디도
                  날렵해서 휴대하기 편하다. 길거리 스냅을 촬영하기 좋기 때문에 출장 시 항상 가
                  지고 다닌다. 3m 과초점으로 세팅되어 있어 대부분 눈에 들어오는 대로 프레이밍
                  하면 언제나 만족스러운 사진을 만들어준다.

                  <월간사진> 독자들도 직접 카메라를 만들 수 있을까?
                  충분히 가능하다. 나 역시 특별히 손재주가 뛰어나 카메라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전공도 직업도 모두 카메라와 거리가 멀다. 얼마나 열정이 있느냐의 문제
                  다. 카메라를 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초점거리다. 이는 어느 정도 공부와 실전
                  경험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빛샘 방지 역시 신경을 써야 하는데, 요즘은 몰트 등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어 비교적 쉽게 해결 가능하다. 우드 카메라 제작에 도전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며 관련 정보들을 공유하고 있다.
                  제작에 관심이 있다면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우드카메라 cafe.naver.com/woodcamera)


                  앞으로 제작 계획이 있다면.
                  금속과 적절한 조화를 이루면 어떨까 한다. 작은 밀링선반을 사서 혼자 만들어보
                  는 것도 생각 중이다. 안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들기 위해 3D 프린터를 활용하는 방
                  법도 염두에 두고 있다. 가죽과 조화를 이루면 품격을 높일 수 있을 거 같아 가죽공
                  예도 공부하고 있다. 제작과는 별개로 언젠가 작은 공방을 만들어 우드 카메라 제
                  작 교육과 제품 판매도 해볼 생각이다. 아마도 10년 뒤에나 가능하지 않을까.
                                                                                                   우드카메라 제작은 디자인, 제작, 테스트 순으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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