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PHOTODOT 2017년 6월호 VOL.43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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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록 개인전                           김희진 개인전                           류정민 개인전
                  Nabi                              金順喆


                  기간: 2017. 5. 18 - 6. 17           기간: 2017. 6. 6 - 6. 11            기간; 2017. 6. 7 - 6. 19
                  장소: 갤러리 BK                        장소: 류가헌                           장소: 갤러리인덱스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로 42길 56 (B1, 3F)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운동 자하문로 106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훈동 185 인덕빌딩 F3


                  갤러리 BK에서 6월 17일까지 개최되는 이정록의       이번 전시작과 사진집 〈金順喆〉은 딸이 그 아버지       사진은 현실을 찍는다. 그렇기 때문에 사진의 특성
                  개인전은 캄보디아의 신전과 사원을 중심으로 작업        의 생애를 찍고 기록한 것이다. 김희진은, 열다섯 살     은 기록에 있다. 그리고 사진의 한계도 그 기록성에
                  한 신작들로 구성된다. 이 작업들은 나비라는 타이       에 홀로 삼팔선을 넘는 아버지의 등 뒤에서 사진을       있다. 작가는 그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포토콜라주
                  틀을 가지고 있으며, 나비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찍었다. 가족에게 내색 않고 혼자 사업 실패를 감당      를 이용해 이미지들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실험
                  존재하는 무엇을 매개하는 신비로운 존재로 나타난        하며 걷던 날들에 아버지의 걸음도, 알츠하이머로        한다. 그로 인해 하나의 공간 속에서 또 다른 감각의
                  다. 이 작업에서는 다양한 형상과 기호였던 빛이 나      기억이 지워져가는 늙은 아버지의 시선도 찍었다.        공간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또
                  비로 함축되었다. 이곳과 저곳을 오가는 존재, 영혼      전시 사진 속 어디에도 김순철은 없다. 사진집 한 권     한, 포토콜라주 표현방식으로 현대인의 정체성을 디
                  을 상징하는 나비는 두 세계를 잇는 관문이자 메신       의 사진들을 다 보아도, 金順喆 씨의 얼굴이 어떻게      테일 하면서도 광범위하게 표현함으로써 지금 우리
                  저인 까닭이다. 이번 작업의 타이틀로 쓰인 Nabi는     생겼는지 조차 알 수 없다. 이미 지나가 버린 시간과     가 사는 현실을 직시하고, 삶의 한 단면인 일상의 풍
                  히브리어로 선지자를 뜻한다. 또한 이따금 나타나는       사라진 존재를 현존하는 사물로 치환하는 방식을 통       경을 통해 인간이 내면적으로 경험하는 심리상태를
                  원형은 우주의 근원적인 형태이자 질서에서 발원한        해 작가는 아버지 金順喆을 기억하고 기록한 것이        표현한다. 우리가 살면서 가로막힌 현실과 마주하게
                  것이다. 작가는 단순히 외형적인 형태로서의 원형이       다. 더 나아가 《金順喆》은 金順喆 한 사람만이 아      되면 곧게 가던 시간도 함께 멈춰 버린다. 생각은 끊
                  아닌 그 안에 담긴 기운을 전달하기 위해 나비의 형      니라 그로 대변되는 그 시대의 수많은 이들의 이야       임없이 기억을 쫓아 형상으로 만들고 그 형상은 공
                  상을 통해 표출했다. 또한, 캄보디아의 씨엠립에서       기로도 확장된다. 사진의 경계를 허물고 확장한 사       간에 기록된다. 한 그루 나무 안의 풍경, 히치콕의 새
                  의 작업들을 통해 모진 풍파에도 여전히 신비를 간       진가 김희진에 대한 놀라움이 여기에 있다. 김희진       장, h Series, The Path of Error, EIN STEIN 이
                  직하고 있는 크메르인들의 사원에서 얻은 고요와 평       의 《金順喆》은 사진집과 함께 6월 6일부터 6월 11    다섯 가지의 다른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지금 살아
                  안을 담아내었다.                         일까지 전시된다. 사진책과 독자 사이 접점을 위해       가고 있는 삶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
                                                    류가헌이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22번째 사진책전시       게 묻고 생각과 사유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
                                                    지원이다.                             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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