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2019년02월전시가이드
P. 37

김세은 칼럼
























                                             Dia: Beacon Museum  Michael Heizer. “North, East, South, West”, 1967/2002. Weathering steel



                              디아비컨 미술관의 건물 외양은 낡은 붉은 벽돌공장 그대로이고, 내부도 공장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창고 분위기를 풍기며 허드슨 강변의 울창한 숲에 에워싸여 있다.






            폐공장에서 새롭게 태어난                                   초 현대미술의 인큐베이팅 공간
                                                            텅빈 공간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빛, 벽에 걸린 미술작품이 없어도 그 공간만
            디아비컨 미술관                                        으로도 이 미술관은 그 가치를 발한다. 지하에는 유명한 ‘미니멀리즘’ 철재 설
                                                            치작가 리차드세라(Richard Serra)의 거대한 크기의 강철작품이 재료의 부
                                                            드러운 곡선과 도형으로 표현되어 제 3의 공간을 만든다. 특히 창문으로 빛
            글 : 김세은(강남대학교 미술문화복지 교수)                        이 들어와 강철 덩어리에 창문 그림자가 생겨 차디찬 고철 덩어리가 따뜻하
                                                            게 보이기까지 한다.

            미술관의 정식 명칭은 ‘Dia Beacon, Riggio Galleries‘dlau 디아(Dia)는 디아예  댄 플래빈의 ‘라이트 아트’가 설치되어 있는 적막한 공간에는 풍경이 펼쳐진
            술재단(Dia Atr Foundation: 이하 디아재단)에서 따온 것으로 그리스어로 관  커다란 창문이 있어 공간에서 자연이 아닌 인공물에서 느껴지는 경이로운 경
            계(though 또는 between)‘라는 뜻이다. 비컨은 지명이고 Riggio는 레너드 리  험을 할 수 있다. 미술관 동선을 따라 여러 공간을 가로지르면, 텅빈 공간 바
            지오(Lenoard Riggio: 1941~)라는 기부자의 이름에서 따왔다. 비컨 시는 뉴욕   닦에서 하이저의 ‘지구예술(earth art)’ 또는 ‘땅의 예술(land art)‘이라고 불리
            맨하튼에서 북쪽으로 100km 떨어진 소도시로, 상주인구가 1,5000명 정도이    우는 대형 설치작품을 만난다. 그는 사막을 파혜치고 흙을 쌓고, 바위를 끌어
            며 유동인구까지 합치면 25,000명 규모로 제법 큰 도시이다. 미국 독립(1776  모은는 등 토목 공사를 방불케 하는 거대한 작품활동을 하기 때문에 좀처럼
            년) 전 1709년부터 마을이 형성되어 매우 오래된 도시이다. 사실 비컨은 클린    미술관 실내에서는 설치가 어려우나 디아비컨 미술관에서는 가능하다. 미술
            터 대통령 부부가 퇴임 후 살고 있는 곳으로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다. 맨하튼      관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가다보면 폐차장에나 있을 법한 존 체임벌인(John
            에서 기차를 타고 1시간가량 허드슨 강변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다보면 비컨       Chamberlain, 1927~2011)의 구겨진 자동차 철판들이 여기저기 뒹굴고 있다.
            역(Beacon Station)에 도착하고, 역에서 5분정도 도보로 마을로 가면 공장 혹  시선을 압도하는 거대한 크기의 압축된 철판들은 우리나라에서 ‘흉물‘ 이라는
            은, 화물창고 같은 커다란 디아비컨 미술관을 만난다. 건물 외양은 낡은 붉은      논쟁을 불러일으킨 강남 한복판에 설치되었던 프랭크 스텔라의 고철덩어리
            벽돌공장 그대로이고, 내부도 공장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창고 분위       작품을 상기시킨다.
            기를 풍기며 허드슨 강변의 울창한 숲에 에워싸여 있다.
                                                            디아비컨 미술관(Dia Beacon Museum)에서는 1960년대 이후 현대미술에서
            대형작업을 위한 맞춤형 전시실                                다양한 이슈들과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작품들을 접할 수 있다. 디아비컨 미술
            지난 2003년 5월 디아재단이 30만 평방피트(Square feet)크기의 포장지 건  관은 기존 미술관의 공간적 한계를 넘어 거대한 규모를 새로운 가치로, 공간
            물을 개조해 오픈한 디아비컨미술관은 내구성이 강한 콘크리트와 철근, 높은        의 ‘안’과 ‘밖’을 허무는 또 다른 공간으로서, 관람자가 작품을 응시하는 감상에
            천장, 널찍이 선 기둥 등 공장건물의 원 구조를 최대한 살린 어마어마한 규모      서 공간 자체를 감상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었다. 버려졌던 폐공장이 21
            의 미술관으로, 뉴욕 미술관에 설치하기 힘든 값비싼 대규모 설치 작품들과        세기 주목되는 현대미술관으로 재생산 된 것이다.
            196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초현대 미술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7,000여
            평(23,100㎡)에 달하는 실내 전시공간은 벽에 가로막히지 않고 탁 트여 사람                   Dia: Beacon Museum
            을 압도하는 거대한 크기를 자랑한다.                                       주소: 3 Beekman street, Beacon, NY
                                                                         홈페이지: www. diacenter.org


                                                                                                       35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