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2022년 02월 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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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하유지향 – 네오 클래식, 90x72.7cm, mixed media, 2021   무하유지향 – 뉴룩, 162.2x130.3cm, mixed media, 2021


            경우는 기교에 따라서 생기는 동기가 기교 바로 그것을 가진 흥미이며, 표현       연세계를 구분하듯 청보라와 먹색의 유효한 색조로 감상자로 하여금 질감의
            된 기교에 대하여만 내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이 추상회화의 실체이다.”      무게에 대한 부담을 배제하여 준다. ‘무하유지향 – 뉴룩’(2021.mixed media,
                  - 남기희 개인전서문중. 박명인(미술평론가·한국미학연구소 대표) -     162.2x130.3)은 절제되는 긴장감을 자연스럽게 풀어주고 거친 질감의 사이에
                                                            나타나는 기하도형의 형태를 단지 몇 색으로 유채화 함으로 화려함의 옷을 입
            무하유(無何有)! 남기희 작가가 미니멀 표현과 합성 하고자 하는 내면의 동양      혀 주었다. 인위적 인간의 손을 타지 않은 허무자연의 낙토가 이러한 모습으
            철학인 장자의 사상은 소요유(逍遙遊)로서 대표된다. 마음이 가는대로 자유롭       로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우리가 상상하는 세계는 진정 존재
            게 거닐면서 자연을 벗삼아 여유롭게 살아가는 삶이다. 광막한 들판에 있는 거      하고 있을 것이나 형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반의 동양사상에 대해 작
            대한 가죽나무 아래는 아니지만 아무에게도 간섭 받지 않는 나만의 공간에서        가와 감상자가 함께 깊은 담론으로 공감해야 할 것이다.
            소요유를 만끽하는 것은 모든 세상사람이 꿈꾸는 이상의 세계일 것 이다. 장
            자는 지북유편(知北遊篇)에서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에 들었을 때의 상태에        지난 년말 서울 성북동 소재의 Wall Gallery에서 패션 플러스홍(plus hong)
            대해 유위(有爲)가 없는 무하유의 경지에서 소요하고 상대와의 대립을 떠나        대표 임은정과 남기희 작가의 콜라보(collaboration)로 개관기념 초대개인전
            만물과 하나가 되는 도에 대해 논했다. ‘우리가 무위의 입장에서 담담하고 조      이 진행되었다. 평소 작가가 품은 철학과 의미를 담아 장자의 이상향 "무하유
            용하게, 고요하고 깨끗하게 만물과 조화를 이룬 채 유유자적 하면 우리 마음       지향"을 재해석 하는 과정에서 작품 이미지가 의상 재료로 활용되어 미술과
            은 다른 사물로 가지 않을 것이므로 쓸모가 없는 사물에 집착하는 일이 없게       패션의 다원 미술발표를 실현하였다. 단색화인 듯 보이나 불규칙한 기하도형
            되며, 광대무변한 세계 속에 들어서서 전 우주속의 우리 존재라 함은 아무리       안에 화려한 색상이 액센트가 되어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의상재료인 만
            큰 지혜로 엿보아도 그 끝이 다함을 알 수 없을 것’ 이라했다. 서양에서 말하는    큼 작가의 창작 작품에서 산업으로 연결되는 콜라보를 이루기 위해 그 특성
            유토피아도 결국은 실상으로는 어느 곳에도 없는 땅이라는 말이다. 장자가 말       에 따른 또 하나의 자유로운 이미지 형체의 배열이 구현 되었다. 이는 무하유
            하는 무하유지향도 언어상으로는 어느 곳에도 없는 곳이라는 의미이지만, 우        를 통한 사상적 실체가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필요를 갈급(渴急)하는 정신세
            리가 도달해야 할 가장 높은 안식처가 우리 의식 저 건너편에 확실히 존재한       계에 그 존재가 값진 결과로 실재하고 있음을 작가는 몸소 보여주고 있음이다.
            다는 자연 그대로의 허무자연(虛無自然)의 낙토(樂土)로 남기희작가는 작업
            의 일련의 과정에 담고자 한다.                               “형태가 단순하다고 경험까지 단순한 것은 아니다.”
                                                                                      로버트 모리스 ( Robert Morris)
            남기희작가의 근작인 ‘무하유지향–네오틀래식’(2021. mixed media,90x72.7)
            에선 단색톤 안료와 혼합된 모래가루가 거친 나이프 페인팅으로 질감을 더욱        참고자료---------------------------------------------------------------------
            극대화 하여 비정형의 기하도형체들이 거친 숨소리로 화면의 무게감을 가중         남기희. 2021 작가노트
            시켜 준다. 미니멀화화에서 감상 할 수 있는  주관적 흔적을 최소화 하였으며      박명인. 2021 남기희 개인전 서문
                                                            오늘의한국미술기사. https://blog.naver.com/korea23985/222600663228
            이를 통해 감상자로 하여금 작품 재료의 고유한 특성과 절제된 색채 자체에
                                                            모노크롬  2022.1.23.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093412&cid=4094
            관심을 두게 한다. 작가는 이를 통해 감상자들로 하여금 예술외적 요소인 감상
                                                            2&categoryId=33050
            자의 감정이나 작가의 창작이념 등을 강조하지 않고 작품의 가장 순수하고 본
                                                            장자. 2022. 1. 23. https://blog.naver.com/reejunhee/222076525754
            질적인 근원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무하유의 세계를 마음으로 그리게 해주고         미니멀리즘. 2022. 1. 23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894256&cid=42
            있다. 시각적 이미지로 나타나는 화면의 무게감을 이루는 거칠은 질감의 내면       642&categoryId=42642
            에는 작가가 담론화 하는 동양사상속의 존재의 실체에 대해 있음과 없음의 심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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