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2022년 02월 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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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혁 컬럼










































        제리 베렛, <스쿠타리 병원에서 부상병을 인수 받는 나이팅게일>, 1856년, 캔버스에 유채, 60.2×89.6cm, 국립 초 상화 미술관(런던)




         구원의 여인                                         스 나이팅게 일을 묘사한 <램프를 든 여인The Lady with the Lamp>입니다.
                                                        저는 이 그림을 보면 영국의 라파엘전파Pre-Raphaelite Brotherhood 화가
        램프를 든 여인                                        인 윌리엄 홀먼 헌트William Holman Hunt(1827~1910)의 <세상의 빛The
                                                        Light of the World>이라는 작품이 떠오릅니다. 이 작품은 런던의 세인트폴
                                                        대성 당의 내에 걸려 있는 유명한 그림입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영국에 있을
        박광혁 (내과 전문의)                                    때 가장 감명 깊게 본 작품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신비한 새벽빛이 가득한 숲 속에서 은 은한 달빛을 받으며 예수님이 등불을 들
                                                        고 조용히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예수 님의 눈동자에는 투명한 새벽빛과 달
        저는 이 그림을 보면 영국의 라파엘전파Pre-Raphaelite Brotherhood 화가   빛, 그리고 등불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인 윌리엄 홀먼 헌트William Holman Hunt(1827~1910)의 <세상의 빛The   무성한 담쟁이덩굴이 뒤덮인 문을 두 드리는 예수님의 손바닥에는 고난의 증
        Light of the World>이라는 작품이 떠오릅니다. 이 작품은 런던의 세인트폴   표 인 십자가에 못 박힌 흔적들이 애처롭게 남아 있지요. 실의와 좌절에 빠져
        대성 당의 내에 걸려 있는 유명한 그림입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영국에 있을       있는 사 람들에게 한줄기 불빛으로 구원의 희망을 주고 계시는 예수님이 그
        때 가장 감명 깊게 본 작품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랬던 것처럼, 헨 리에타 래의 작품 <램프를 든 여인> 속의 나이팅게일은 고통
        신비한 새벽빛이 가득한 숲 속에서 은 은한 달빛을 받으며 예수님이 등불을 들      과 신음 속에 쓰러져 갔던 수많은 부상병들에게는 생명의 약속을 주는 구원
        고 조용히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예수 님의 눈동자에는 투명한 새벽빛과 달      의 여인으로 보였 을 겁니다.
        빛, 그리고 등불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17세기 후반부터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여성들도 사회 참 여가
        무성한 담쟁이덩굴이 뒤덮인 문을 두 드리는 예수님의 손바닥에는 고난의 증        늘어나고 여성들에 대한 교양 교육도 시키게 됩니다. 그러나 19세기 에도 아
        표 인 십자가에 못 박힌 흔적들이 애처롭게 남아 있지요. 실의와 좌절에 빠져      직 간호사라는 정식 직업이 생겨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크 림전쟁이
        있는 사 람들에게 한줄기 불빛으로 구원의 희망을 주고 계시는 예수님이 그        벌어지면서 우리가 잘 아는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에 의해 간호 사라는 일의 중
        랬던 것처럼, 헨 리에타 래의 작품 <램프를 든 여인> 속의 나이팅게일은 고      요성이 부각됩니다. 당시 러시아와 프랑스에는 ‘자선간호 단’이라는 단체가 있
        통과 신음 속에 쓰러져 Rae(1859~1928)는 빅토리아 시대 후기 영국의 저명  었으나 영국에는 아직 이런 조직은 없었지요. 1853년 오스만 제국이 쇠퇴함
        한 여류 화가로, 고전, 우화, 문학적 주제를 전문으로 그렸습니다. 그녀의 가장    에 따라 흑해를 노리던 러시아가 90만 대군을 투입 하여 3년간 크림반도에서
        잘 알려진 그림은 바로 크림전쟁 기간 중 터키 스쿠타리에서 활약하는 플로렌       전쟁을 치르게 되는데, 여기에 영국과 프랑스도 오스만 제국의 동맹군으로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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