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전시가이드 2022년 04월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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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현 컬럼








































        브뤼셀 주재 프랑스 문화예술원 미술관 전시장 건물  및 정문





        AIAM 갤러리 브뤼셀 전시회                                인 ≪UNCTAD≫에서 “만장일치”로 <선진국> 타이틀을 달아 주었다. 드디어
        ‘새로운 트렌드’를 품                                    <K-이코노미> 분야에서도 극성스러운 ‘한민족’이라는 유전자 덕분인지는 몰
                                                        라도, 그렇게도 간절하게 쟁취하기를 원했던 ‘선진국’으로 승격한 것이다. 그
                                                        런데 말이다. 그토록 달콤하게 향유하리라 여겼던 기대 효과는 불과 몇 개월
        은 글로벌 파트너                                       도 지나지 않아 나락으로 떨어졌다. 때마침 세계가 이구동성으로 감탄했다던
                                                        <K-방역>은 국민 5명당 1명꼴로 코로나에 감염되는 바람에 그나마 지탱해왔
                                                        던 ‘자존 감’마저 하루 아침에 허무하게 실종 되어 버렸다. 결국 서민 경제의 기
        글 : 김구현 (AIAM 미술 경영연구소 대표)                      반을 받쳐주던 부동산-주식-실물경기 등이 서로 얽히고 설키는 와중에서 유
                                                        독 사회의 약자 층만이 고통을 절감하는 ‘악순환’이 현재진행형으로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미술시장>에서만큼은 2021년 한해 동
        한때 야망을 꿈꾸는 한국인들이라면, 입에 달고 살던『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      안 ‘역대 가장 큰 성장세를 이룩’했노라 각종 매스컴을 장식하다시피 떠들어
        다』라는 유행어가 있었다. 대한민국 경제가 한창 산업 사회로 도약할 당시에       댔다. 그러나 그 내면을 자세히 관찰하다 보면 그 실상이 드러난다. 소수 슈퍼
        도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 식’으로 살아가던 각계 각층의 국민들에게 이 신선     스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그들만의 리그’에서 소외된 대다수의 작가들은 중
        한 메시지는 심장을 뛰게 하였다.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위상을 본격적으로 알       견-청년 구분할 것 없이 상대적 박탈감을 고스란히 받아들여야만 했다. 왜냐
        린『88서울올림픽』을 치른 이듬해, 세계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질주하던 ≪대    하면, 비록 2021년이 미술시장을 주도하는 몇몇 이들에게는 ‘기념비적인 해’
        우그룹≫ 김우중 회장이 쓴 자전적 에세이의 제목이다.                   로 기억되었을지는 몰라도, 그 성장의 과실은 결국 소수 유명 작가들과 ≪대
                                                        형 경매사 및 화랑≫에게 국한된 실적의 총량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빅데이
        그렇게 더 높은 산 정상을 향해 오르고 또 오르던 대한민국은 어느 날 갑자       터 자료’를 조사 분석한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국내 미술시장 거래
        기 나타난 ‘블랙 스완’에 의해 발목이 붙잡혔다. 그것도 ‘인류’가 아닌 ‘바이    규모는 9223억원에 달해 무려 전년대비 3배 가까이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결
        러스’에 의해 일격을 당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인이 누구던가. 구미 선진국       국, 파이의 크기가 3배 더 커짐에 따라, 그 조각을 차지한 자들은 여전히 별다
        들이 이 미세한 존재에 의해 속수무책으로 휘청거렸음에 반해, 상대적으로         른 변동이 없었고, 각자 그만큼 더 커진 몫을 챙겼다는 의미인 셈이다. 소수가
        돋보였던 <K-방역>의 파워를 앞세워 자랑스레 만방에 알렸다. 더군다나 이       수익 대부분을 가져가는 현상은 세계 미술계에서 공통으로 발생하는 특징이
        시기에 <K-시네마>와 <K-뮤직>으로 상징되는 다양한 <K-퍼레이드>가 줄      다. 그렇지만, <국내 미술시장>의 현안문제는 유독 심각하다. 구체적으로, ≪
        줄이 등장하면서 한없이 ‘국격’을 높여가는 듯 했다. 때마침 UN의 전문기구      미국노동통계국(BLS)≫에서 발표한 2020년 자료에 따르면, 미국 작가 연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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