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 - 전시가이드 2022년 04월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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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혁 컬럼










































        테오도르 제리코, <메두사호의 뗏목>, 1818~1819년, 캔버스에 유채, 491×761cm, 루브르 박물관(파리)









         인상학과 골상학의 영향                                   psychiatry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정신질환이 18세기 말 부터 생
                                                        긴 것은 아니지요. 정신질환은 히포크라테스 문집을 보더라도 고 대 그리스
        힐링의 힘                                           시대부터 존재했다는 기록이 남을 정도로 인간의 역사만큼이 나 오래된 질병
                                                        입니다. 그래서 어느 시대에서나 정신질환자들은 존재하 였지만 정신과 학문
                                                        이 제대로 확립되기 이전에는 이런 환자들을 치료하 는 것은 매우 원시적이었
        박광혁 (내과 전문의)                                    지요. 대개 정신질환자들은 사회에게 격리시켰 으며 사회의 조롱거리가 되어
                                                        철저히 매장되어야 했습니다.

                                                        그러다 18세기 중엽부터 시작되어 당시 유럽을 휩쓴 계몽주의 사상은 이성의
                                                        힘을 통해서 무엇이든지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다 주고 있었 습니다. 이
        제리코는 유괴범을 정신질환자가 아니라고 생각하여 연구 대상으로 그 리려         런 계몽주의 사상의 열기에 도취된 사람들은 광기를 근절할 수 있다는 믿음
        하지 않았지만, 조르주는 얼굴상을 보았을 때 정신질환 증상을 읽을 수 있다며      에 가득차 있었고, 과학적 방법을 통해서 정신질환을 치료하 고자 하였지요.
        강하게 요청하여 그려졌습니다. 물론 그는 단순 유괴범이 아니 라 아동 성애자      이후 정신질환자들에게 인도주의적 돌봄이라는 개념이 생기게 되었고, 서서
        였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변덕스러운 옆모습과 멍청하면 서도 탐욕스럽게 보        히 정신의학이 발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때 프랑스의 근대 정신 건강의
        이기에 조증의 징후로 읽을 수 있긴 하지만, 냉정하게 오늘날의 의학적 관점       학과의 가장 중요한 핵심 인물인 장 에스퀴롤Jean Etienne Dominique Es-
        에서 이렇게 사람의 얼굴 표정만으로 사람의 질병 을 연구한다는 것은 사실 인      quirol(1772~1840)이 등장합니다.
        정받기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당시는 정신 상태가 얼굴에 나타난다는 인상
        학physiognomy과 골상학phrenology이 상당 수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지요.   에스퀴롤은 1817년부터 의과대학생들에게 따로 정신과 강의를 시작하 였고
        인상학과 골상학의 영향                                    8년 후에는 파리 근교에 있는 대형 수용소의 수장이 되었지요. 에스 퀴롤은 정
        18세기 말까지만 해도 서구 유럽에서 의학으로 또는 독립된 학문으로 정신과       신질환이 ‘열정’의 과잉으로 일어난다고 믿어 이제는 더 이상 사 용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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