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전시가이드 2021년 06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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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청과 컨템포러리 아트






























        창덕궁 돈화문 전경











        모로단청                                            이러한 모로단청은 모로단청, 금모로단청의 두 가지로 좀 더 세분할 수 있으며
                                                        금모로단청은 모로단청에 금단청을 가미하여 모로단청보다 좀 더 화려한 단
                                                        청이다. 그래서인지 우아하고 격조 높은 이미지가 느껴지는데 주로 궁궐단청
                                                        에 많이 쓰여서 경복궁이나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등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글 : 박일선 (단청산수화 작가)
                                                        조선 시대의 궁궐은 대부분이 조선 중기 이후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 끝난 다
                                                        음에 재건되었는 바, 이 시기의 상황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단청의 부흥과 변
                                                        혁의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중국에서는 명나라가 망하고 청나라가 등장하였고,
        단청의 종류는 일반적으로 색상의 화려함과 문양의 복잡성에 따라 분류한다.        유럽에서는 르네상스(Renaissance)가 전파되며 예술의 꽃이 활짝 피었고 대
        우리나라의 단청은 가장 단순한 단계인 가칠단청으로부터 긋기단청, 모로단         항해시대(大航海時代)가 열리면서 유럽과 아시아의 교류도 더 한층 증대되었
        청, 금단청 등 크게 네가지로 분류한다.                          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따라 문화와 예술의 상호 교류도 빈번하였는데 단
        그 중에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단청을 말하자면 십중팔구는 모로단청이        청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을 것이다. 특히 이 시기 조선과 중국 간에 단청
        나 금단청이라 할 수 있는데 모로단청(毛老丹靑)은 긋기단청과 금단청의 중        의 교류에 있어서는 송나라의 영조법식을 계승하며 명나라 때 성행했던 청록
        간 단계에 해당되는 단청이라고 할 수 있다. 부재의 끝부분에만 여러 가지 문      색채가 강한 선자채화(旋子彩畵, 중국에서는 단청을 '채화'라고 함)가 우리의
        양을 넣는 단청이어서 '모루단청’ 또는 ‘머리단청’이라고도 불린다. '모로' 또는   모로단청에 얼마간 영향은 주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모루'라는 말은 오랫동안 음운 변화가 되면서 지금의 '머리'가 되었다고도 하     이러한 선자채화는 자금성과 같은 궁궐에 쓰였던 가장 화려한 단계의 화새
        고, 혹은 사투리라고도 하는데 명확한 근거는 알 수 없다. 전체적으로 긋기단      채화(和璽彩畵), 중국 남방의 소주 지방에서 발전하면서 회화적 표현이 특징
        청 보다는 복잡하고 화려하지만, 금단청보다는 간단하고 덜 화려하다. 화장에       인 소식채화(蘇式彩畵)와 함께 중국 단청의 세 가지 종류를 이루고 있다. 아
        비유하자면 옅은 화장에 포인트를 준 단아한 화장이라고 할까?               울러 문양의 종류와 화려함의 단계에 따라 선자채화는 용봉방심 선자채화(龍
        모로단청의 특징은 처마 부분의 부연이나 서까래에는 앞쪽 끝부분에만 머          鳳枋心旋子彩畵), 용금방심 선자채화(龍錦枋心旋子彩畵), 화금방심 선자채화
        리초를 장식하고, 창방 · 평방 · 도리 · 대들보 등 가로 부재에는 양쪽 끝 부분  (花錦枋心旋子彩畵), 일자·공방심 선자채화(一字·空枋心旋子彩畵)로 세분하
        에 각각 머리초를 장식한다. 그리고 머리초 문양이 차지하는 범위는 휘 장식       며, 화새채화는 금용 화새채화(金龍和璽彩畵), 용봉 화새채화(龍鳳和璽彩畵),
        을 포함하여 보통 부재 길이의 1/3을 넘지 않는다. 중간 부분인 계풍(界風)에    용초 화새채화(龍草和璽彩畵)로 세분한다.
        는 문양을 넣지 않고 뇌록을 가칠한 상태에서 먹분선만 긋고 마무리한다. 휘
        는 바자휘보다 간단한 늘휘나 인휘를 2~4개까지 쓰고, 색상은 2단계 그라데      모로단청을 언급하면 창덕궁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이션을 하는 2빛까지 채색한다. 직휘(直暉)는 복잡하지 않은 먹직휘나 색직       창덕궁에 가서 가장 먼저 우리를 맞아주는 돈화문(敦化門)을 보면 모로단청
        휘 등을 사용한다.                                      을 제대로 볼 수 있다. 보물 제383호인 이 문은 창덕궁의 정문으로 1412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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