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전시가이드 2021년 06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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蓮花圖_처음 그때, 80.3x116.8cm, Acrylic on canvas, 2021(1)  蓮花圖_처음 그때, 80.3x116.8cm, Acrylic on canvas, 2021(2)


























                           群魚圖-사랑을 찾아, 130.0x162cm,Acrylic on canvas, 2018



                                                                           사랑 품은 달항아리, 100x100cm,Acrylic on canvas, 2021
            과슈를 섞어 서양화의 발색 위에 동양화의 차분한 미감을 얹어내어 색의 본질
            에 좀 더 충실하고자 하는 의도이다. 전통이라는 상징성 위에 자신의 모든 경
            험을 압축하여 통합시키는 자세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을 강조한 한국화가로
            서의 자부심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분채와 석채를 겹겹이 올려낸 전통채
            색화의 노력을 피쉬팝 작품에서도 면면히 보여주는 성실함은 스팽글이나 스
            톤미디엄 같은 현대재료와의 만남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사랑이 인간의 다      이 납니다. 보름달처럼 둥글고 원만한 모습을 보고 있자면 세상 근심이 사라
            층적 욕망이라면, 피쉬팝시리즈에 등장하는 다면의 색채표현들은 전통에 대         지고 마음에 사랑이 넘쳐나거든요”
            한 대중적 해석을 모티브로 삼은 황정희 작가의 색채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달항아리가 보는 각도에 따라 모습이 다르듯, 작가의 그림에서도 물고기
            달항아리의 加加益福, 더하고 더하니 복이 차오른다                     의 시선에 따라 달항아리는 행복과 사랑을 더하는 여러 방식의 스토리텔링을
            황정희 작가의 시그니처 작품은 물고기지만, 행복과 사랑의 의미를 극대화시        쏟아낸다. 달항아리의 고운 여백이 아름드리 물고기와 어우러졌을 때, 유행과
            킨 ‘물고기+달항아리’시리즈는 최근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달항아리의 본래     는 관계없는 황정희 만의 색다른 미감으로 거듭나기 때문이다. 20세기 영국을
            이름은 백자대호(白磁大壺), 최근 국내외 경매시장에서 최고가 기록을 석권하       대표하는 도예가 버나드 리치(Bernard Howell Leach, 1887~1979)가 1935
            면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인기스타다. 매끈한 균형과 흠 잡을 데 없는      년 한국에서 달항아리를 구입해가면서 “나는 행복을 안고 갑니다.”라고 했던
            좌우비례, 양옆이 엇박을 이루는 모양새는 다름 속에서도 조화를 이루는 황정       것처럼, 황정희 작가는 환한 미소로 우리에게 “사랑하세요. 그러면 행복해집
            희 작가의 사랑이야기와도 잘 맞아 떨어진다. “달항아리가 유행이라지만, 제       니다!”라고 속삭인다. 가가익복(加加益福), 물고기에 달항아리를 더하니 행복
            그림 속 달항아리는 대상 그 자체보다 물고기와의 어우러짐이 더 중요합니다.       이 차오른다. 그 어떤 대상도 자신만의 조화로운 미감으로 바꾸는 황정희 작
            100호가 넘는 큰 작업을 하다 보니 실제 달항아리가 작품 속으로 들어온 느낌     가의 대중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행보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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