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전시가이드 2021년 11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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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야 레핀, <수술실에 있는 외과의사 바실리에비치>, 1888년, 캔버스에 유채, 27.8×40.3cm, 트레차코프 미술관(모스크바)
수술하는 사람들 즉 의사들의 집단 초상화 수준 이었습니다. 그런데 제르벡스는 이것을 과감히 탈피하여
수술하는 사람 들이 멋있게 보이게 하는 초상화가 아니라, 의사들의 실제 삶의 현장에서 벌어지는 실제 수술 장면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는 것에 큰 의미가 부여 되는 것입니다.
처럼 보이는 박 사와 환자, 그의 수술을 돌보는 3명의 조수, 그리고 환자를 제 에비치The Surgeon Evgueni Vasilievich Pavlov in the Operating Theatre>
외한 유일한 여성인 간호사는 수술실이 아닌 공개 강의실 작업을 위해 수술 는 수술실에서 일하고 있는 저명한 러시아 외과의사가 마취된 환 자의 다리
복을 입고 있습니다. 에 망치와 끌을 휘두르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아마도 골수염에 걸린 환자에
게 고름을 짜내기 위해 수술을 하는 것으 로 보입니다. 수술 중인 사람들의 눈
제르벡스의 그림과 불과 2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데에도 불구하고 이 그림 부신 흰색 수술 가운이 청결함을 더해 주어 근대의 수술실다운 모습을 보여
속 의료인들은 모두 수술용 가운을 착용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수술을 할 주고 있지요.
때 수술복을 입어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게 한 작품이 되었지요. 이 주요 인물 환자의 얼굴은 거의 보이지 않고 보조자가 잡고 있는 다리와 얼굴의 일 부만
들은 애그뉴 박사보다는 환자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 니다. 가르치는 것은 볼 수 있습니다. 의식을 잃고 성별이 불확실한 환자 외에 의료진 남 자 6명과
교육적이고 드라마틱하기는 하지만 이 그림에서의 목표는 제르벡스와 마찬 여자 5명이 참석하고 있는 그림으로, 우리가 바로 그림 속의 수 술실에 있는
가지로 실제 환자의 치료 장면이었습니다. 듯한 현장감으로 우리를 압도하는 그림이지요. 이 그림도 마 찬가지로 과거에
서유럽이나 미국에서만 이런 수술 그림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러 시아에서 있어 왔던 의사들의 초상화가 아니라 수술하는 현장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그
도 이런 수술실을 그린 그림이 있습니다. 바로 이동파의 거장이 었던 일리야 림입니다. 게다가 왼쪽 구석에서 수술 장면에 놀라 하는 간호사의 표정이 사
레핀Ilya Repin(1844~1930)입니다. 레핀의 <수술실에 있는 외 과의사 바실리 실감을 더해 줍니다.
이 코너는 칼럼니스트의 의도하는 바를 존중하며 경어체를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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