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2019년02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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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덕 컬럼
<작품2> 내안의 풍경, 72.7×53cm, Mixed media
포지티브(positive)과 네거티브(negative)의 음과 양이 공존하는 이반된 물성으로 하나의 조화로움(harmonism)을 표현하
하모니즘 고 있다. 조형주의(造形主義)적 관점에서의 조화로움에 근거한 작가의 작업
성향은 최근작 이전에 어느 정도 예시는 되었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주요 발
수채화가 고현희 표작으로 전시될 계획이다. 표현의 방법으로 습식(wet-in-wet 기법)의 정통
수채를 고수하던 작가는 근작에 들어서면서 기존의 수채기법표현의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한 오브제의 접목과 함께 마사(磨沙), 아크릴칼라, 여러 오브제
를 통한 착색흔(着色痕) 등 질감의 극대화를 위한 실험적 시도를 두려워함 없
김재덕(갤러리한 관장, 칼럼니스트)
이 도전하고 있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작업과는 확연히 달라진 이번 전시에는
정통 수채화 의 고정 관념을 넘어서 다양한 오브제를 화면에 함께 어우러지
게 표현 하고 있다. 샌드페이퍼의 거칠은 베이스 질감 위에 구상미가 어울어
수채화가 고현희의 작업실은 작가의 다원적 작업 성향을 보여주는 오브제의 진 자유로운 표현의 작품들이 새로운 감상의 흥미를 더해준다. 사진학에서 감
집합체같은 다양하고 수많은 이야기들이 공존하는 복합공간이다. 그 공간은 광은 되었으나 현상되지 않은 생필름을 가리켜 네거티브(negative)라 하는데
시간의 흐름과 함께 정통과 변화가 있고 작가의 재료적 관심도에 따라 수분과 이는 Raw Film으로 구분지어 진다. 이를 인문학적으로 정의 하자면 정신이나
유분, 평면과 입체 등 이반된 감성이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는 복합공간이라 사상이 올바르지 못하고 부정적인 것으로 정의 할 수 있을 것 이다. 반대로 포
하겠다. 그 공간 속에서 작가는 자신의 창작의 이데아(idea)를 실현해 나간다. 지티브(positive)는 의문의 여지가 없는, 부정 할 수 없는 긍정적 확신의 절대
작가가 감각하는 사물의 형상(形像)은 작업공간의 다양성만큼 평범함에 순응 적인 가치를 구분한다. 수채화가 고현희의 실사를 통한 정직한 구상표현과 네
하지 않고 사고(思考)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며 표현된다는 감성적 거티브한 절제된 이미지의 부 조합은 작가 고유의 조형연출을 통해 상호 이상
세계를 보여주며 곧 한점 한점의 캔버스를 통해 감상자들의 심성을 자극해주 의 메시지를 배면(背面)으로 구분하지 않고 동일한 하나의 미적감성을 담론으
기에 부족함이 없이 다가서게 해주는 공간이다. 로 제시한다. 또한, 전작들이나 최근작에서의 고현희의 변함없는 공통된 작업
성향은 빛에 대한 뛰어난 표현 탐색이 눈에 띄는 점이며 이를 베이스로한 최
2019년 년두에 신작발표를 준비 하고 있는 수채화가 고현희는 다양성과 함께 근작의 화두는 두 개의 이반되는 사상을 견고한 화면구조와 함께 하나의 캔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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