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2019년02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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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부친 마크 로스코의 고향 드빈스크에서 개최된 회고전을 배경으로 기념촬영한 남매
마크 로스코는 작업 초기에 인물과 풍경에 주제가 집중되어 있다.
그러다가 결국 로스코는 예술이 돈에 좌지우지되며, 그림이 부자들의 초호화 저택을 장식하는 현실을 거침없이 비난한다.
왜냐하면 경제적으로는 힘들지 몰라도, 로스코에겐 돈으로부터 예술의 순수함을 지킨다는 ‘우월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스코의 예술은 그의 호전적인 성격과는 반대로 명상적이고 종교적이었다. 우 두워져 갔다. 한마디로 당시의 미국 미술생태계의 흐름에 역행하는 이단자의
리에게 잘 알려진 그만의 스타일을 완성해 낸 것은 1949년 초였다. 이제 막 두 입장에 선 로스코는 어쩔 수없이 막다른 죽음의 절벽으로 내몰렸던 셈이다.
차례씩이나 세계를 휩쓸고 간 잔학한 전쟁이 끝난 뒤였다. 전쟁은 인간들에게
그 어떠한 것에서도 감동받지 못하는 ‘정신적 불감증’을 안겨 줬다. 따라서 로 올해로써 5번째 시즌을 맞은 연극 『레드』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스코는 강렬한 감정을 실어 나를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시각언어만이 이를 공연 중이다. 추상표현주의 시대의 절정을 보여준 화가 마크 로스코와 가상인
치유할 수 있다고 믿었고, 자연을 단순 모사하는 예술을 단호히 거부했다. 로 물인 조수 켄의 대화로 구성된 2인극으로 씨그램 빌딩 벽화에 얽힌 마크 로스
스코의 그림에는 구체적인 형상이 사라진 대신 빛을 발하는 색들만이 가득 채 코의 실화를 드라마틱하게 재구성한 작품이다. 아버지와 아들, 두 세대를 대
워졌다. 색깔들이 환상적으로 배치돼 있는 로스코의 그림들은 예수나 성모마 변하는 로스코와 켄은 예술이라는 이름 하에 논쟁을 펼치지만 그 속에는 새
리아가 그려져 있지 않음에도, 관객들에게 마치 성화처럼 성스럽게 다가왔다. 로운 것에 정복 당하는 순환, 세대 간의 이해와 화합 등 우리 인생을 이야기하
어느새 로스코는 유명해졌다. 자기도 모르게 그는 ‘색면 회화’의 선구적 작가 고 있다. 이 작품이 전하는 삶의 본질에 관한 메시지는 관객에게 카타르시스
가 된 것이다. 1950년대 말이 돼서는 상업적인 성공까지 찾아왔고 1961년 ≪ 와 자아성찰 시간을 선물한다. 위대한 예술품은 우리를 감동시킨다. 로스코가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대규모 회고전으로 명성이 자자해졌다. 누구나 30대 중반에 그린 『거리 풍경』은 독일 표현주의에서 영향을 받았다. 이 그림
이런 상황이 닥치면 크게 기뻐하고 행복해한다. 로스코도 예외는 아니었을 것 의 중앙에는 커다란 아이처럼 보이는 ‘묘한 어른’이 고개를 갸우뚱 한 채, 애매
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야 했다. 로스코 자신 한 곳을 응시하며 서 있다. 이는 곧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의 암울한 시대
이 그토록 비난했던 ‘예술계의 기득권층’에게 인정받자, 그는 갑자기 호전성 성과 근대화를 거친 도시인의 고독함을 표현한 것이다. 이 그림에서 로스코는
을 잃고 날개 꺾인 새의 형국이 되고 말았다. 긴장감과 신경쇠약이라는 악순 삶의 본질적인 비극성을 직설적으로 표현한다. 사실 이 ‘삶의 비극성’이란 주
환에 빠져 버린 로스코는 이제 ‘명성’을 유지하는 것에 병적으로 집착하게 됐 제는 로스코의 작품세계를 추구하는 본질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예술인들
다. 이런 상황에서 새롭게 부상한 [팝 아트]의 열풍은 그에게 현실적인 위협이 은 사회 현실에서 비롯된 본질의 비극성을 어떤 식으로 노래하고, 변주하고,
됐다. 팝아트 작가들은 광고 같은 일상적이고 속된 것들을 도발적으로 작품에 마주하고, 좌절하고, 또 다시 열정으로 이끌어내고, 우리와는 전적으로 다른
이용해 순식간에 인기를 얻고 스타가 됐다. 반면 로스코와 같은 <추상표현주 우주를 품어야 할까? 누군가 “인생은 애증이 교차하는 한편의 서사극”이라 했
의> 화가들은 어느새 완고하고 거만한, ‘시대에 뒤떨어지는’ 미술이 됐다. 이 다. 궁극적으로 로스코가 나름의 방식으로 생애를 던져가며 인생의 숙제를 풀
런 상황이 당황스러운 나머지 로스코는 팝아티스트들을 향해 “협잡꾼이자 젊 었듯이, 아무쪼록 우리 화단의 미술인들에게도 각자 고유의 본질에 깃든 새로
은 기회주의자”라고 폭언을 퍼붓기도 했다. 하지만 로스코의 분개와 상관없 운 정신에 의해서 해법이 도출 되기를 진정으로 기대해 본다.
이 대세는 막을 수 없었다. 로스코의 작품들은 우울증을 반영하듯 점점 더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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