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0 - 2019년10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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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연 컬럼
초등학교 미술 교과서에서 현대 미술의 예:
<그림 1> 초등학교 미술 6(정선화 외 7인, 2019: 68-69) <그림 2> 초등학교 미술 6(정선화 외 7인, 2019: 70-71)
(주제·소재, 표현 방식, 관점 등)을 발견하고 수용하며, 사회와 소통한다. 동시 다. 실험적이며 예측 불가능한 동시대 미술품을 선보였는데, 사회적인 이슈와
대 미술은 보다 사회적이고 참여적이며 확장적이다. 특히 미술관이라는 공간 현재 사회에서 데이터라는 정보가 개인과 나라와 한 시대 속에서 작용하고 영
적 맥락에서 보여주는 동시대 미술에 있어 전시 콘텐츠의 이해, 해석, 경험을 향을 미치는 상황을 고찰해 볼 수 있는 전시였다.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데이
통해 ‘의미’로 변환하는 미술관교육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며 전시와 관람객, 터의 편리함은 결국 불온함을 검열하는 수단으로 사용될지도 모른다는 이면
공교육 현장과 문화 현장, 정책과 사람을 연결한다. 을 보여준다. 전시장에서 보여주는 구성 방식은 전시에서 전달하는 메시지를
한 번 더 생각하게 할 만큼 중의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전시가 주는 무게감
황지영 학예연구사(이하 황): 동시대 미술은 예술/예술가의 시선으로 이 시대 에도 불구하고 관람객은 오히려 자연스러울 정도로 전시에 몰입하여 감상하
를 반영한 내용을 새로운 형식으로 펼쳐내는 현재의 예술이다. 실험과 도전이 면서 흥미를 보였다. 데이터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의 해석을 포함한 전시 내
담긴 동시대 미술은 ‘다른 시선, 같은 시선’을 경험하도록 하고 문화적 다양성 용이 와 닿았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꼽은 이유이며, 초·중등학생들 역시 오랫
과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토대가 된다. 동안 전시실에 머물러 바라보고 있는 그대로 감상하고 즐기는 모습들이 인상
적이었기에 이 역시 이 전시를 꼽은 이유라 할 수 있겠다. 신매체 기술과 예술
윤지영 에듀케이터(이하 윤): 동시대 이슈, 삶의 경험과 기억 등 형식과 매체 이 결합하여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모색하고 미술관을 넘어 여러 예술 영역의
에 구애받지 않고 여러 방식을 아우르는 예술로, 21세기 현재를 살아가는 모 연결고리로 나타나는 동시대 미술을 보여주는 대표 전시였다.
두를 위한 열린 미술이다.
미술관의 동시대 미술 전시에서 초·중등학생들의 감상을 위하여 신경 쓰는 부
근래 들어 미술관에서의 가장 인상적인 동시대 미술 전시는 무엇이며 그 이 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유는 무엇인가.
조: 초·중등학생들에게 있어 미술관 경험은 향후 문화소비의 주체로서 성장할
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크지슈토프 보디츠코: 기구, 기념비, 프 수 있는 시기에 있는 대상이라는 점을 중요시한다. 작품과의 만남뿐만 아니라,
로젝션》 (2017.7.5.∼10. 9)은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모색해 온 크지슈토프 보 미술관 공간에서 보고 느끼고 생각한 모든 것들이 총체적 경험으로 내면화될
디츠코(Krzysztof Wodiczco/1943∼/폴란드)의 회고전이다. 노숙자, 히로시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이들의 미술관 관람은 중요하다. 사회와 예술,
마 원폭 피해자. 이주민,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세월호 참사 유족 등 사회적 이 예술과 일상이 분리되어 있는 개별 영역이 아니라는 점과 우리의 삶 속에 예
슈와 의제를 다루는 작품들은 개인의 이야기가 사회 문제로 확장시키고 이를 술적 가치를 스스로 발견하고 향유할 수 있는 문화적 주체로서 성장하기를 바
사회 내에서 공론화하는 예술의 사회적 기능을 보여주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란다. 작품 감상교육은 작품이 가지는 다양한 맥락을 함께 나누고 작품의 이
야기가 나의 이야기로 전환될 수 있도록 감상, 토론, 표현 등의 다양한 방식
황: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18》과 아모레퍼시픽미술관 《Rafael 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각자가 가진 ‘다름’을 발견하고 수용하며 자
Lozano-Hemmer: Decision Forest》를 손꼽을 수 있다. 《올해의 작가상 2018 신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의적 방법을 모색할 수 있는 경험을 지향한다.
》은 매해 4명의 후원 작가를 선정하고 1명의 최종 수상자를 시상한다. 영화, 공
연 등 다양한 분야와 현대미술이 융합하며 새로운 실험을 이어나가는 가운데 황: 첫 번째는 무엇보다도 학생의 자발성을 토대로 한 미술관교육 프로그램
우리 삶의 연장선상에 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예술가를 만나는 전시이다. 작 운영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예술교육에 있어서 자발성은 중요한 요인이
가상 수상보다 동시대에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 작품을 알아보고 다. 초·중등학생들에게 미술관의 경험 속에서 스스로 탐구의 주제(작가, 작품
동시대 미술이 무엇을 발견하고 이야기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 등)를 선택하고 작품의 의미를 발견·관찰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에듀케
가 있다. 《Rafael Lozano-Hemmer: Decision Forest》는 라파엘 로자노 헤머 이터, 교사 등은 촉진자로서의 역할만 담당하고 관련된 주제·단서 등을 제공
(Rafael Lozano-Hemmer/1967~/멕시코-캐나다)의 작품을 통해 관람객의 참 하며 개인/그룹별로 작품, 작가를 탐구하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여로 완성되는 인터렉티브 미디어 아트 전시로서, 예술적, 창의적 소통의 경 집중하도록 한다. 초·중등학생들의 프로그램을 이 방법으로 모두 운영하지
험, 그 자체가 작품이 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동시대 미술의 특성인 “참여 는 못하지만,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미술관 구석구석> 사례에서 자기주도
하는 예술”을 경험할 수 있었다. 적 학습 관점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은 뮤지
엄 리터러시(museum literacy)가 반영된 미술관 경험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
윤: 2019년 7월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전시된 《불온한 데이터》이 다. 두 번째는 동 시대 미술 속에 담긴 주제, 담론(환경, 생태, 여성, 다양성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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