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2019년6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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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초대
여름을 기다리며 52×42cm Watercolor 2017
김윤정 작가 미의 빨간 증표를 붙인다. 이 증표가 붙여진 작품 앞에 관객은 서 있다. 마치 더
높은 가치를 가진 작품으로 바라보는 듯하다. 이러한 현상은 나에게 충격과 함
께 그 어떤 생각의 실마리를 갖게 했다. 증표가 붙지 않은 작품의 예술 작품으
글 : 양지원(서경대학교, 문화예술학 박사) 로의 가치에 대한 생각 말이다. 예술공간은 과연 이 붉은 증표를 더 많이 붙일
수 있는 작품을 배치 하기위한 공간으로 존재하는가! 이 끝이 없을 것 같은 작
가와 관객의 간격을 좁히는 일은 다시 이 자리, 작업실이라는 것과 그 작업의
파인애플 주스처럼 새콤달콤! 사랑을 그의 작업에 배치한다.
일상의 잔류로 남아도는 상식을 깨어나게 하는 기억은 지난여름 휴식을 위한
떠남의 생각에서 그 길의 주인이 되어 다시 작업실로 돌아온다. “오늘 당신이 김윤정 작가는 예술공간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의문으로 지내며 어려운 준비
하는 일은 내일이면 잊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일을 하라! 가장 위 의 시간을 갖고 이에 작은 공간이 생겨난다. 그 가치를 함께 누리기 위해! 차
대한 생각을 가진 가장 위대한 사람일지라도, 가장 작은 생각을 가진 가장 작 를 마시고 그곳에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구성했다. 작가에게 또한 글쓴
은 사람들의 총탄에 쓰러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생각을 하라. 이와 함께 나지막한 음성으로 리딩한다. 예술은 외로움(Loneliness)이다. 호
당신이 가진 최고의 것을 세상과 나누라! 언제나 부족해 보이지만 그럼에도 명자표(好名自標)라는 말이 있다. 명예를 좋아하여 그 길에 따르려는 급조된
불구하고 최고의 것을 세상에 주고 남겨라.” 상황은 남이 알아주지 않을까 하여 제 이름을 직접 드러내려고 애쓰는 형국
-인도 콜카타 마더 테레사(Mother Teresa) 센터 본부 벽에 있는 글 - 을 가리킨다. 이제 다시 ‘문화와 예술적 생태환경’을 생각할 때이다. 그 첫째
는 개인이다. 모두 남에게 보여주려는 과시형 문화예술이 아닌 그 훌륭한 재
‘-다워야 한다’는 말에는 보편성이 있다. 능을 갖고 있는 예술가를 발굴해내는 패이트런쉽(Patronship)이다. 페이트런
군인은 군인답게, 예술가는 예술가로의 모습으로 그다워야 하고 정치인은 정 (patron)은 예술이 직업으로 성립하기 이전의 시대에 권력자, 귀족, 부 호 등
치인답게, 학자는 학자답게, 스승은 스승답게, 학생은 학생답게. 스스로의 그 이 예술가들을 후원하던 것을 말한다. 1997년 미술관 공연으로 시작했던 금
위치에서 건강한 담론이 필요하다. 모란이 지면 작약이 피듯 찬란한 사랑, 6월 호 재단의 예술공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보도자료를 접하며 안타까운 심
의 때는 기억하게 하는 시간을 만들어준다. 이 땅의 평화를 가져다준 무명 용 경을 보듬으며 예술적 생태환경을 다시 생각해본다. 작가와 대담하는 공간에
사들의 숭고한 정신, 사랑. 서 그 발견을 했다. 글을 쓰는 시간에 서 있는 면적을 넓히는 공간이 더 늘어
작가의 독백이다. 나는 작품을 사랑한다. 전시된 작품 하단에 판매되었다는 의 났다. 이제 여름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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