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5 - 2019년6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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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은 칼럼































             자연을 품은 미술관,                                    곳에 숨겨져 있는 연못, 거대한 폭포수로 이루어진 수로, 그리고 잔디광장과
                                                            꽃밭이 우거지게 설계되어 있다. 미술관 내부와 외부의 예술작품과는 또 다
            게티센터(Getty Center)                              른 예술작품이 정원이다.
                                                            4만 4000점 소장품이 있는 '게티센터'는 미술관, 보존처리 연구소, 미술사 정
            글 : 김세은(강남대학교 미술문화복지 교수)                        보프로그램, 미술교육센터, 미술사 및 인문연구센터, 레스토랑, 강당, 재단 등
                                                            으로 구성되어 마치 종합대학을 연상하듯 건물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사회
                                                            교육기관이자 연구기관'으로서 21세기 미술관 전형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
                                                            다. 특히 '게티미술관'은 유물 및 작품 수집에 몇 가지의 정책에 의해 주목을 받
                                                            고 있다. '걸작과 희귀품 수집', '수집의 기회포착', '빠진 부분은 명품으로 수집',
            미서부 로스앤젤리스를 방문하면 놓칠 수 없는 미술관 중 하나인 장 폴 게티       '외부 컬렉션 일괄 수집' 등으로 타 미술관과는 4가지의 차별화된 전략을 가지
            미술관을 소개한다. 1997년에 개관한 게티 미술관은 산타모니카 산 정상에 자     고 있다. 수집된 소장품 관리에도 어려움이 많다. 이탈리아와 그리스가 '게티
            리하고 있다. 미국 대공황 이후 가장 돈을 많이 번 최고의 부자로 23세에 석유    미술관'에 소장품 일부가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되었음을 주장하고 반환을 요
            사업으로 일찍이 백만장자가 된 '폴 게티'(Jean Paul Getty, 1892-1976)가 사  청해 온 것이다. 미술관 측은 2006년 그리스에 고대비석 4점과 2007년 이탈
            망하면서 7억불이라는 거액을 재단에 기부하였는데, 재단에서는 세계적으로         리아에 40여점의 유물을 돌려주기도 하였다. 또한 미술관 내 '게티연구소'는
            유명한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Richard Meier)에게 의뢰하여 12년 넘게 걸려   소중한 역할을 하고 있는 공간이다. 전 세계의 각종 경매 카다로그부터 미술
            미술관을 완성하였다. 자연과 도시의 특성을 주 개념으로 기획된 게티센터는        월간 잡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적과 카다로그 약 99만권이 소장되어 있으
            전시장 내의 미술 작품뿐만 아니라 로스앤젤레스의 주변 경관과 함께 21세기       며, 약 200만장의 미술과 건축의 사진을 보유하고 있다.
            를 대표하는 건축물이기도 하다.
                                                            '게티센터'의 전시장은 5개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각 전시장의 입구에 다양
            특히 주목할 점은 미술관 건축이다. 곡선의 부드러운 형태가 캘리포니아의 푸       한 언어로 번역된 전시프로그램 안내 리플렛과 함께 메모장과 연필이 비치되
            른 하늘 자연환경과 절묘한 조화로 건물 자체가 예술작품이다. 건축가 마이어       어 있다. 관람객에게 단순히 눈으로 관람만이 아니라 수시로 메모하고 연구
            는 로스앤젤레스의 경관들 즉 태평양, 산 가브리엘 마운틴, 그리고 거대한 격      하는 살아있는 교육현장으로 역할을 한다. 미술관에는 폼페이의 벽화나 기원
            자 거리의 도심으로 흩어지는 주변 환경에 영감을 받아 자연과 문화를 최고        전 5세기의 아프로디테 상 같은 그리스·로마의 조각들부터 서아시아의 융단
            로 조화시키도록 게티 센터 단지를 조성하였는데 자연의 곡선미와 도심의 격        까지 세계적인 미술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참고로 경매에서 535억원에 구입
            자무늬가 모든 건축물의 주요 포인트다. 마이어는 이 단지조성을 위한 계획        한 고흐의 '아이리스'가 전시되어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관람 중 중간에 쉬어
            을 세우는 데만 5년을 소요하였고, 1989년에 공사가 시작되어 1997년 12월   갈 수 있도록 정원이 마련돼 있는데 그중 메인 정원이 가장 볼 만하다. 지대
            에 개관하였다. 산 정상을 향해 하얀색 모노레일(Tram)을 타고 언덕을 오르     가 높은 곳에 위치하여 날씨가 맑은 날에는 로스엔젤레스의 스카이라인이 한
            면 110에이커(92만평)에 이르는 거대한 단지가 눈에 들어온다. 우선 첫 눈에    눈에 내려다보인다.
            펼쳐지는 베이지 색 건물들은 로스앤젤레스의 기후와 잘 어울려 부드러우면
            서도 모던한 분위기로 완전히 새로운 세계와 마주하게 된다. 이 우아한 베이
            지색 빛깔의 돌, 트래버틴(Travertine)은 이탈리아 티볼리에서 가져온 석회암  주소 1200 Getty Center Dr, Los Angeles, CA 90049 USA
            으로 사용된 돌이 약 16,000톤에 이른다고 한다. 이 돌에는 가까이서 보면 나   전화 +1 310-440-7300
            뭇잎, 깃털, 나뭇가지등 각종 화석들이 보이는데, 건축가 마이어와 스탭들은       운영시간 화, 수 11:00~19:00, 목, 금 11:00~21:00, 토, 일 10:00~18:00,
            이 석회암 쪼개는 특수한 과정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1년 동안 작업       월요일, 공휴일 휴관
            하였다고 한다. 중앙정원은 3만 여평의 넓은 대지에 분수가 있는 안마당, 곳      홈페이지 http://www.getty.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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