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9 - 2019년6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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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민욱_소소경(逍小景) 135×153cm 비단에 수묵채색 2019 진민욱_오송(song도 五松song圖) 130×160cm 비단에 수묵채색 2019
원을 형상화함으로써 소박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낼 뿐 아니라 작게 그 계절상의 봄을 뜻하기보다는 삶 속의 아름다움을 탐구하며 잠깐의 휴식과 안
려진 상상 속 인물의 정서적으로 친근한 몸짓에서 느껴지는 자유로움을 유 정감을 느끼는 심리적인 상황이나 시기를 뜻한다.
쾌하게 풀어낸다. 진민욱은 현장 사생을 통한 철저한 분석과 함께 작가가 매료된 대상을 그렸
다. 그녀는 문득 마주친 특정 장소와 그곳을 기억하는 매력적인 자연물에 매
이번 전시에서 첫 선을 보이는 〈휴가〉(2014)는 한옥이나 단독주택, 빌라의 공 료되어 이를 그림으로 기록한다. 이 대상들은 그녀의 눈과 마음을 자극하고
간 속에 자연을 배치한 풍경화이다. 두 공간의 혼재(混在)를 통해 시공간적 한 영감을 주는 매개들이자 작품의 소재가 된다. 도심 속에서 발견한 소재는 작
계와 사회 현실을 벗어나 눈앞에 그림처럼 펼쳐진 인공정원의 모습을 바라보 가 특유의 회화를 선보이기 위한, 자신의 예민한 감성이 투영될 대상으로서
며 자신의 내면의 정원을 거닐며 화면 위를 자유롭게 누비고 삶의 여유를 되 의미를 지닌다. 작가는 일상이 마주하는 풍경들을 전통회화의 실경관찰법으
짚어 볼 수 있게 한다. 〈사유문답-책상 위 책상 속 산수〉(2017)는 공간을 책상 로 바라보면서 사진, 드로잉, 녹음 등 다양한 형태로 수집하고 지역기관의 생
과 책꽂이가 있는 서재로 비유하고 응축된 심상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기존 태조사 보고서를 참고하는 등 이 과정에서 파생된 여러 감정을 회화로 옮긴다.
의 정적인 설치방식을 탈피하여 평면에서 입체적으로 유연한 변화를 보여주
는 등 다양한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책상과 섬, 그리고 빈 배가 오묘하게 조 무심히 지나쳐버린 것들의 흔적을 기록하며 새롭게 재해석함으로써 소재들
화를 이루면서 관객들에게 ‘나’를 오롯이 되돌아보며 회상하고 ‘나’의 정체성 과 작가의 교감이 발생하게 되는데, 부분적으로 확대하거나 콜라주처럼 조합
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을 떠올리게 하고, 그것은 곧 ‘사유의 섬’과 연결된다. 한 구도는 그 의도를 반영한 결과물인 것이다. 동시에 대상을 접했을 때의 정
〈심경〉(2018)은 여덟 폭의 대형 병풍에 조선시대 〈소상팔경도(瀟湘八景圖)〉 서적 감정의 접점을 보여주고자 한다. 진민욱은 비단에 분말 안료(석채, 분채)
를 참조한 산수화로 시각적 흐름을 통한 화면의 공간구성과 동양적 투시법을 를 주재료로 삼는데, 이 작업은 비단의 재료적 특징을 살려 뒷면에 반복적으
반영했다. 시선의 이동이 자유롭기 때문에 전체를 볼 수 있고, 다각적인 시선 로 색을 층층이 쌓아 올리는 전통회화의 채색기법을 활용하여 담백한 색채를
은 구체적인 대상을 떠나 시적 경치를 이룬다. 이처럼 느슨하고 시적인 방식 구현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관찰의 척도에 따라 구분된 2014년부터 2019년
은 관객의 자유로운 연상을 유도하는 시각적 흐름을 만들어낸다. 손영웅 작곡 까지 각 시기의 대표 작품을 선별하여 구성한다. 그 중〈소소경(逍小景)〉시리
가와 협업한 〈산수별곡(山水別曲)〉(2018)은 첼로, 피아노, 플롯 3중주곡으로 즈는 습관처럼 지나치기 쉬운 평범한 일상의 작은 풍경에 초점을 맞춘다. 〈관
자연에 대한 현대인의 시선과 열망, 이미지를 곡에 담아냈다. 작가의 시선을 매산금(觀梅山禽)〉(2018)은 레지던시 입주 기간 머물렀던 대구의 한 버스정
작곡가의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여 연주로 풀어냄으로써 예술가의 시각적 류장 근처에 있는 매화나무와 창덕궁의 고매화(古梅花)인 성정매(誠正梅)를
요소가 음악가의 청각적 표현으로 새롭게 전환되는 지점을 함께 보여준다. 김 다각적으로 포착하여 생태조사 보고서를 토대로 서식하는 새들의 종류를 연
민주는 이번 전시를 통해서 그가 펼쳐왔던 상상의 공간을 전통회화의 배경 속 구한 뒤 그 특징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으로 도입시키면서 보다 확장되고 다양한 공간을 구성한다. 사유의 표현방식
에 집중하여 가변적 특징을 살린 설치작업을 통해 전통회화와 현대미술의 간 그녀의 작품은 머무른 장소 각각에서 채집이 된다. 작품에 등장하는 지명들은
극을 좁히는 시도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작가가 거주하는 동네이거나, 지방을 오가며 답사한 장소들이다. 원근법이나
투시법에 국한하지 않고 작가가 움직이는 시점에 따라 각기 다른 시간과 공간
진민욱의 작품은 낯선 풍경들에 관심을 두고 우연히 마주친 사물들과 장소에 에서 수집한 대상을 화면에 재구성했다. 지금은 청주시에 소재한 KTX 오송역
대한 탐구에서 출발한다. 그녀의 작업에 있어서 ‘상춘(常春)’이라는 단어는 “ 을 지나치며 관찰해온 바깥 풍경을 그 지역에 서식하는 새들과 나란히 배치한
항상 봄이 계속된다”라는 최부(崔溥)의 『표해록(漂海錄)』 에 등장하는 문학적 작업으로 기억이나 감정을 관람객들에게 상기시키는〈오송Song도(五松song
표현으로 조형적인 바탕을 이루는데 큰 맥락을 차지한다. 여기에서 ‘춘(春)’은 圖)〉(2019)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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