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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건 무엇 때문일까. 아마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에 기인한 것이긴
하나, 저변에서 오는 나만의 느낌인지도 모르겠다.
경남 통영시 봉수1길 10, 통영시 봉평동 189-1, 미륵산 자락에 자
리를 잡은 전혁림 미술관이 있다.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타계 10주
년을 맞아 그 미술관을 찾았다. 묵묵한 코발트블루의 색채가 학처
럼 난다. 하나하나의 그림 앞에서 영혼이 깃든 무언의 대화는 끊임
이 없다. 그 생생함은 ‘90’ 아직은 젊다 화백께서 타계하시기 전
마지막 90 노구의 작품전 이름이다. 그는 90 노구에도 불구하고 예
술세계를 여행한 대기만성형 작가로 왕성한 열정을 쏟았다. 그가
가장 사랑한 코발트블루, 예향의 통영에 빛을 발했던 그 정신을, 후
대에게 마땅히 해야 할 숙제 하나 남기고 떠나셨다.
“원색을 난하지 않게 구사하며 경쾌한 선율이 화면이며 생의 환미
를 노래하는 듯하고 날로 화사해지며 색깔이 군도 높게 자연스럽게
스며 나오며 고분 벽화의 민화, 불화, 단청과 같은 친연성을 느낄 수
있다”라고 누군가 얘기했다. 특히 코발트블루 계통을 주조로 하면서
빨강, 노란색과 자주색을 대비시킨 선명한 색채‘한국미’의 극치다.
화백은 다양한 별칭을 갖고 있다. 한국 1세대 서양화가, 바다의
화가, 코발트블루의 대명사, 한국의 피카소, 색채의 마술사, 통영의
화가 등 다양하게 불리기 때문이다. “분야를 막론하고 한국 근현대
를 아우르는 예술가들은 동시대에 배출한 통영을 사람들은 흔히 예
술의 고장, 예향이라고 부른다. 그럼에도 그들의 역사를 생생하게 느
껴볼 수 있는 곳이 없다. 안타까운 마음이다” 전영근의 그림과의 대
화 중에 한 말이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하나 있다. 통영의 문화,
예술적으로 풍부하고 다양한 인프라가 차고도 넘칠 정도라고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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