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2 - 한국 교회가 잘못 알고 있는_ 101가지 성경 이야기 1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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룻이 이르되 내게 어머니를 떠나며 어머니를 따르지 말고 돌아가라 강권하지
마옵소서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께서 머무시는 곳에서 나도
머물겠나이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 어머니께서 죽으시는 곳에서 나도 죽어 거기 묻힐 것이라 만일 내가 죽는
일 외에 어머니를 떠나면 여호와께서 내게 벌을 내리시고 더 내리시기를 원하나이다
하는지라(룻 1:16~17).
아마도 교회 안에서 시어머니와 며느리와의 관계, 즉 고부 관계를 이야기하는 데
룻과 나오미의 이야기는 꼭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아니 거꾸로, ‘룻기의 주제나
의미가 무엇이냐?’고 물을 때, 이 고부 관계가 중추로 작용할 때도 많은 것 같습니다.
룻은 시어머니를 잘 모시고 그에게 순종한 착한 며느리로 등장합니다. 그래서
룻기의 이 이야기를 읽어 놓은 후에, 자기가 알고 있는 어떤 시어머니와 며느리와의
관계가 예화로 뒤이어 줄줄 엮어져 나오는 것을 우리는 종종 보게 됩니다.
하지만 역시 이렇게 보게 될 때, 사라지는 것은 그리스도입니다. 아니,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으로서의 의미가 별로 없습니다. 그냥 일상다반사, 세상에서 많이
일어나는 일들 중 한 일화를 읽은 것과 같습니다. 솔직히 말해, 룻기에서 이 본문을
읽고 시어머니께 효행을 행한 며느리 룻을 설교하자면, 차라리 불구인 노모를
오랫동안 돌본 이야기가 나오는 <세상에 이런 일이> 같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한
편 보는 편이 더 효과적이지 않겠습니까?
성경이 본연의 의미에서 빗나가기 시작하면, 거기에서는 성경의 가치 따위는
찾아볼 수 없게 됩니다. 단지 성경은 수많은 예화들이 가득한 예화집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룻기의 이 이야기를 어떻게 읽어야만 할까요?
룻기는 상당히 주제를 부각해 써 놓은 성경 중 하나입니다. 우리가 잠시만 주의
깊게 살펴보면 룻기는 온통 ‘언약 백성과 하나님과의 관계’, ‘오실 메시아’ 등에 대한
책이라는 점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이 힌트가 룻기 전체에 산재해 있습니다. 이것을
조금만이라도 알아낸다면, 우리는 결코 룻의 이야기를 시어머니께 효행을 행한 착한
며느리 정도로 볼 수 없게 됩니다.
첫째, 룻기의 시작부인 1장 1절은 이 성경을 ‘사사 시대라는 배경하에서 읽을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룻기는 “사사들이 치리하던 때에…….”라는 말씀으로
시작합니다. 이것은 룻기를 사사 시대라는 상황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로 읽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