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3 - 한국 교회가 잘못 알고 있는_ 101가지 성경 이야기 1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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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을 요청합니다. 사사 시대의 배경으로 읽는다는 것은 사사 시대 전체를 대표하는
표현 “그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으므로 사람마다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다.”(삿 17:6)는 것이 만연한 시대를 가리킵니다. 사사기와 사무엘상을 읽어
보면 아시겠지만, 성경이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다고 말하는 것은 단지 왕정이
아니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스라엘의 왕이신 하나님을 왕으로 모시지 않았다’(삼상
8:7 참조), 다른 말로 하자면, ‘하나님이 왕이 아니라, 각각 자기 스스로가 왕이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룻기는 그런 피폐한 상황 가운데서 일어난 일입니다.
즉 이스라엘은 하나님 앞에 소망이 없고, 절망으로 기울어져 있던 때였습니다.
둘째, 룻기의 마지막은 다윗의 계보로 끝납니다. 룻기의 마지막 부분은 룻기의
주제를 매우 부각하고 있습니다. 룻기는 분명 룻에 대한 이야기, 그의 가족과
보아스와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룻기는 마치 동화나 소설을 읽는 것과 같은
짜임새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룻기의 끝부분은 족보로 끝납니다. 앞의 구조들과
매우 맞지 않는 듯이 보일 뿐 아니라, 아무 쓸데없는 족보를 괜히 끼워 넣은 듯한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왜 룻기는 다윗의 계보로 끝납니까? 이것이 바로 룻기의 결론이기
때문입니다. 룻기의 주제는 ‘사사 시대가 어떻게 종식되는가?’입니다. 룻기는 시작
소절에서 ‘지금은 사사 시대다’라고 말했다가, 마지막 구절에서 ‘다윗의 계보’를 보여
줌으로써, ‘이제 사사 시대가 종식되었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사사 시대가
어떻게 종식되었습니까? 이는 믿음의 여인 룻과 그리스도를 예표하는 보아스의 구속
행위를 통해서입니다(이 부분은 룻기 전체를 개괄해야 하므로 사정상 다 담지는
못하겠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보아스의 고엘, 즉 기업무름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예표합니다). 그러므로 룻기 전체의 구도는 사사 시대였던 이스라엘이 ‘믿음’으로
말미암아(룻), 구속자 보아스(예수 그리스도를 상징)를 통해 회복되어, 이스라엘
나라에서 사사 시대가 종식되고, 의로운 왕인 ‘다윗’의 계보로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룻기는 대서사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가정
문제를 다룬 책이 아닙니다.
셋째, 룻기의 첫 부분에서 우리는 언약적 심판을 발견합니다. 제일 첫 번째 절이
룻기가 ‘사사 시대’임을 강조한다는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룻기의 앞부분을
보면, 사사 시대였음으로 말미암아, 즉 그들이 하나님께 배역했음으로 그들이 어떤
비참한 상황 가운데 처해 있었는가가 상세히 나타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