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3 - 한국 교회가 잘못 알고 있는_ 101가지 성경 이야기 1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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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하여 갖추어야 할 언약적 자세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요나단은 언약을 맺은 후에 ‘언약의 증거물’로서 자기가 입었던 겉옷을
벗어서 다윗에게 주고, 군복과 칼과 활과 띠도 주었습니다. 이것은 분명히 군신의
예를 보여 주는 것입니다.
메팅거는 “요나단은 자신의 옷들을 벗어서 다윗에게 주었는데, 그것은
암묵적으로 계승권을 그에게 넘겨주는 행위였다.”라고 말합니다. 톰슨은 무기를
1)
양도하는 것에 대해 “열등한 사람이 더 큰 사람에게 자신들의 무기를 양도한다.” 고
말합니다. 요나단이 옷과 무기들을 다윗에게 준 것은 신하로서 왕에게 예를 갖추는
행동으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즉, 우리가 통상적으로 언약에 대한 이해가 없이 이 본문을 보면서 ‘요나단이
다윗을 무척 사랑했구나!’ 정도로만 생각하지만, 언약에 대한 이해를 갖고 보면,
요나단은 다윗과 주종 관계, 즉 군신의 예로서 다윗과 종주권 언약을 체결하고자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요나단이 이렇게 했을까요? 왜 요나단은 다윗을 왕으로 인정하고
자신을 신하로서 생각했을까요? 그것은 요나단이 ‘참된 신자’였기 때문입니다.
사울은 ‘하나님이 다윗을 왕으로 세우셨음’을 알고도 그것에 굴복하지 않고 그를
죽이려 했던 반면에, 요나단은 이미 왕위가 자신의 아버지 사울로부터 다윗에게로
옮겨 간 사실을 알고는 그 사실에 굴복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눈앞의 이권보다도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할 줄 아는 참된 신자였습니다. 요나단이 바로 위에서 이렇게
말하지 않았습니까? “너는 이스라엘 왕이 되고 나는 네 다음이 될 것을 내 아버지
사울도 안다 하니라”(23:17).
즉, 요나단은 자기가 왕자인지 아닌지의 여부보다도 ‘하나님이 누구를 왕으로
세우셨는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거기에 순종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왕자고 다윗이 부림을 당하는 자였음에도 자신을 낮추어 그에게 생명을
위탁하고, 자신의 후손의 생명도 그에게 위탁한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인생의
지위가 아니라, 하나님이 선언하신 지위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실은 사울조차도 제정신이 들었을 때에는 이 사실을 알고
다윗에게 자신을 위탁하려 했다는 사실입니다. 사무엘상 24장에 보면 사울이 굴에서
1) 랄프 W. 클레인, 『Word Biblical Commentary: 사무엘상』 김경열 역 (서울: 솔로몬,
2004), p. 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