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1 - 한국 교회가 잘못 알고 있는_ 101가지 성경 이야기 1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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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맡은 자들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고전 4:1~2).
고린도전서 4장 앞부분의 말씀은 교사 강습회나 헌신 예배 때 늘 등장하는 본문
중 하나입니다. 많은 설교자들이 이 본문을 가지고 설교하면서 교사나 헌신 예배
대상자들을 향하여 ‘여러분이 그리스도의 일꾼이며, 직분을 맡은 자들은 주님께
충성해야 혹은 충성을 구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러나 본문 말씀이 전혀 그것을
말씀하지 않고 있다면 어떨까요? 그렇게 목에 핏대를 세우면서 이 말씀을 근거로
교사의 충성을 강조했던 사람들은 자기가 전한 메시지에 대해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할까요? 아니 사실 저는 본문을 면밀히 살피지도 않고 이렇게 아무렇게나 말하는
사람들은 제발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비통한 심정이 생기기를 기대합니다. 그래야
다음에 다시 또 이런 식으로 성경을 연구하지도 않고 사람들을 선동하지 않을 수
있을 테니까요.
이 본문은 원어로 평이하게 읽기만 해도, 의미를 알 수 있는 어렵지 않는
본문입니다. 해석도 필요 없습니다. 우리 국어가 만약 헬라어라면 초등학생들도 다
알 수 있는 내용의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본문을 가지고 교사의 헌신을 종용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통상적으로 얼마나 말씀을 정확하게
해석하지 않고, 즉 성경 말씀 본연의 의미를 존중하지 않고, 목적에 따라 본문을
아무렇게나 다루어 왔는지를 잘 보여 주는 것입니다.
어렵게 헬라어를 가지고 설명하지 않아도, 우리 말로도 충분히 이해가 가능하기
때문에, 간단한 방법으로 이것이 왜 교사들이나 직분자들의 헌신을 강조하는 본문이
될 수 없는지를 문장 속에서 살펴보도록 합시다.
4장 1절에는 사람과 우리가 나옵니다. 이 “사람”과 “우리”는 각각 누구를
가리킵니까? 그리고 오늘날의 청중인 우리는 이 둘 중 어디에 해당할까요? 본문을
제대로 읽지 않는 사람들은 본문을 단어 단어로 쪼개어서 읽으면서 자신이
사용하려는 의도에 맞추어 성경을 아무렇게나 갖다 붙이기 때문에 본문의 내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본문의 내용 안에서 그 말씀이
무슨 뜻을 갖는지를 ‘살피는’ 방식으로서가 아니라, 자기가 ‘사용하기를 원하는
방식으로’ 성경을 읽는 것입니다. 이렇게 읽는 사람들은 사람들에게 헌신을 강조하기
위해 당연하게 이 “우리”를 오늘날 성경을 읽고 있는 “우리”에 대입시켜 설명합니다.
곧 ‘(지금 성경을 읽고 있는) 우리가 바로 그리스도의 일꾼이요, 우리가 구할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