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7 - 한국 교회가 잘못 알고 있는_ 101가지 성경 이야기 1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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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면 모든 교회는 사기꾼이 되라는 하나님의 뜻입니까?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전적으로 야곱을 ‘잘못’ 평가한 한국 교회 통념의 문제입니다.
보통의 경우 야곱의 유약한 심성에 대하여 문제의 근원이 되는 본문이 바로
창세기 25장 27절 말씀입니다.
그 아이들이 장성하매 에서는 익숙한 사냥꾼이었으므로 들사람이 되고
야곱은 조용한 사람이었으므로 장막에 거주하니.
우리는 이 성경을 읽으면서 야곱이 약하고 엄마 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상상해 냅니다. 아마 유약한 이미지나 비열한 이미지는 멋지고 강력한
에서와의 대조로 집에서 뜨개질이나 하고 있는 모습으로 야곱이 그려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과연 성경 본문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을까요?
여기에는 중요한 함정이 하나 도사리고 있습니다. ‘조용한’ 이라는 단어가
그것입니다. 개역개정 성경에서 ‘조용한’이라는 말은 총 세 곳에 나타납니다(이전
개역한글 성경에서는 이 셋 모두에 ‘종용한 ’이라는 말이 사용되었습니다). 창세기 25장
외에 욥기 4장 16절과 사도행전 22장 2절입니다. 창세기 외의 두 본문에서
‘조용한’이라는 단어는 원어상에서도 모두 말 그대로 ‘조용한’, ‘정숙한’이라는
의미입니다. 한글에서 ‘조용한’이라는 의미가 이러한 뜻이기 때문에 아마도 당연히
창세기의 야곱 이야기에서도 야곱의 성품은 차분하고 조용한 것이라고 생각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연유로 공동번역에서도 이 말을 ‘차분한’이라고
번역하였습니다. 영어 성경에서도 이 단어를 ‘평이한’(plain), ‘순진한’(harmless),
‘조용한’(quiet)이라고 번역하였습니다.
그러나 욥기와 사도행전의 ‘조용한’은 원어에서의 의미도 ‘조용한’임에 반해,
창세기 25장 27절에서 한글로 ‘조용한’으로 번역된 말은 원어상 그 의미가 전혀
‘조용하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이 단어는 히브리어로 ‘탐’인데, 이 단어는 창세기
25장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본문들에서 단 한 번도 ‘조용하다’는 뜻으로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이 ‘탐’이 사용된 다른 본문들은 이런 곳들입니다.
그 사람은 온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더라(욥
1:1).
→ 여기에서 ‘온전하고’에 사용된 단어가 ‘탐’이다.
온전한 사람을 살피고 정직한 자를 볼지어다 모든 화평한 자의 미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