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7 - 한국 교회가 잘못 알고 있는_ 101가지 성경 이야기 1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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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는 건 강단 앞으로 나가 기도하고 있으면 목사님이 뭔지 모를 소리를
외치면서 등짝을 엄청 세게 후려치셨는데, 그게 어찌나 아팠던지 눈물이 찔끔 날
정도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가족 모두 다 그런 것이 진짜 신앙인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가 신부전증이 심해지시면서도 원인을 몰라 고통만 당하던 시절에,
용하다는(?) 기도원 이야기를 듣게 되어 제가 어머니와 함께 그 기도원에서 1주일
동안 먹고 자고 하면서 집회에 참석하고 기도를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대구에 있는
기도원이었는데, 도심지 안 건물 지하에 있는 기도원이었습니다. 그 기도원 원장은
여원장이었는데(희한하게도 대부분 기도원장은 여자분들입니다.) 집회를 하면서 춤을
추고, 입으로 쉭쉭 소리를 내면서 “성령 받아라! 불받아라!”를 외치면서 사람들을
뒤로 넘어뜨려 입신시키는 사람이었습니다.
집회 시간이 끝나면 기도원에 딸린 그 원장의 집으로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가서
안수기도를 받는데, 저도 어머니를 모시고 거기에 갔었습니다. 머리에 손을 얹고,
입으로 쉭쉭 소리를 내면서 안수를 해 준 다음에 마치 갓 하늘로부터 받은
따끈따끈한 계시인 양 사람들에게 각각 저마다 다른 성경 구절을 처방해 줍니다. 잘
몰랐던 20대 청년인 제가 보기에도 그 모습은 영판 무당이었습니다.
어쨌거나 그때 저희 어머니가 기도를 받고 처방을 받은 말씀이 바로 말라기 4장
2절 말씀입니다. 원장은 꼭 계시를 받는 듯이 입에서 나오는 대로 아무 구절이나
지껄이는 것 같았기 때문에 듣고 돌아간 사람들이 성경을 찾아보고 매우 놀라지만,
사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되새겨 보니 치료나 기적과 관련된 자주 사용하는
구절들을 외우고 있다가 오는 사람들에게 말해 주는 것이 틀림없었습니다. 어쨌거나
그때 저희 어머니는 말라기 4장 2절 말씀을 처방받았고, 방으로 돌아와 성경 구절을
찾아보고는 “우리에게 치료의 광선을 비추겠다.”는 말씀이었기 때문에 곧 병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매우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실제로 어머니는 기도원을 다녀온 후에 잠깐 좋아지시는 듯 했으나 병은
더 악화되셨고, 나중에는 결국 거동조차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저도,
어머니도, 대다수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인 것은 병이 나으면 ‘은혜’라고 생각하는데,
낫지 않으면 그것을 ‘가짜’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참 순진하고 어리석은
신앙입니다. 결국 어머니는 병원에서 신부전 판정을 받고 신장이식 수술을 통해서야
건강해지셨고, 기도원 하나님의 입장에서 보면 하나님이 세상 의술에 완패당한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