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구원이란 무엇인가-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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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인생의  무가치와  허무감에서  해방되어  기쁨과  평화와  앞을  바라보는  소망이  생깁니다.
                  이런  주관적  감정이  구원의  첫  열매를  잘  나타내  줍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것으로
                  자칫  잘못하면  홀릴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다른  종교도  이런  기쁨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이  많습니다.  그러므로  구원의  첫  열매가  우리에게  기쁨과  평화와  소망을  주지만,  그  자체가
                  구원을  받았다는  궁극적인  증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사실,  기쁨과  평화와  소망은  성령의  열매입니다(갈  5:22–23).  그래서  우리에게  구원의  첫  열
                  매가  주어졌다는  것은  성령이  대변합니다.  구원의  첫  열매를  대변할  뿐  아니라  구원의  완성을
                  꼭  받으리라는  보증  역할도  합니다(엡  1:13–14).  그래서  바울은  성령을  구원의  첫  열매요  보
                  증이라고  부릅니다.  구원의  첫  열매를  받았으면  곧  구원의  완성까지  받게  됩니다.
                  우리는  죄를  고백하고  사탄과  이  세상을  거부하고  이  세상의  도,  즉  자기  중심적으로  살겠다
                  는  자기  주장  의지의  도를  버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의지하고  순종하면서  살겠다는  신앙
                  의  결단을  했습니다.  그리하여  구원의  첫  열매를  얻었습니다.  여기서  그리스도인의  윤리가  나
                  옵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
                  이  구절에서  “너희는  이  세상(세대)을  본받지  말라”는  말씀이  제일  중요합니다.  이  세상에  돌
                  아가지  말라,  이  세상에  동조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즉  자기  주장하려는  의지로  함축되는  이
                  세상의  도를  따르지  말고,  하나님의  새로운  피조물로  마음을  새롭게  하고  자신을  하나님께  대
                  한  순종의  제물로  바치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윤리의  출발점입니다.  그리스도인
                  의  윤리는  구원을  얻기  위한  조건이  아니라  은혜로  받은  자로  사는  것,  이것이  곧  그리스도인
                  의  윤리입니다.
                  바울은  로마서  1–11장까지에서  우리가  어떻게  구원받았는지를  설명합니다.  12장부터는  그리
                  스도인의  윤리에  대해  말씀합니다.  즉  우리가  구원을  받아서  하나님  나라의  시민이  되었으므
                  로  하나님  나라의  시민으로  살라는  것입니다.  이  세상의  정신에  순종해서  사는  이  세상의  시
                  민으로  살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시민으로  살라는  것이  곧  그리스도인의  윤리입니다.
                  좀더  실감나게  이해하기  위하여  빌립보서  1장  27절  말씀을  살펴보겠습니다.
                  “오직  너희는  그리스도  복음에  합당하게  생활하라.”
                  사도  바울이  빌립보에  있는  성도들에게  권면한  말씀입니다.  빌립보는  지금의  터어키와  그리이
                  스가  맞닿은  곳에  있습니다.  사도행전  16장을  보면  빌립보를  마게도냐  지방의  첫  성이라고  기
                  록했습니다.  일찍이  알렉산더  대왕의  아버지  빌립이  트라시아인들에게서  그  도시를  빼앗아  도
                  시를  건설하고  자기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래서  그  도시  이름이  빌립보가  되었습니다.  나중에
                  로마  시대에  로마  사람들이  그  도시를  재건하여  전쟁에  공로를  세운  장교들을  거기에  정착시
                  켰습니다.  그래서  빌립보는  그리스  제국  당시  트라시아  지방  사람들에게  그리스인의  문명을
                  보여  주는  전시장  구실을  했듯이,  로마  시대에는  로마  제국  저편  변경  사람들에게  로마인의
                  문명과  문화  수준을  보여  주는  전시장  구실을  했습니다.  빌립보는  로마  제국의  식민지  중에서
                  도  특수한  식민지로서,  빌립보  시민들은  로마  시내에  사는  시민들과  똑같은  대우를  받았습니
                  다.  이곳에  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바울이  편지를  보낸  것입니다.
                  “너희는  복음에  합당하게  살라.”
                  여기서  ‘살라’라는  표현이  번역하기  힘든  말입니다.  “복음에  합당하게  정치해  나가라”  또는
                  “복음에  합당한  시민들의  생활을  하라”는  뜻입니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바울이  ‘교회’를  이
                  세상에  둘러  싸여  있는  ‘하나님  나라의  식민지’로  묘사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나게  합니다.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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