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구원이란 무엇인가-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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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 때문에 그리스도인에게는 고난이 필연적입니다. ‘자기 주장 의지’의 정신이 지배하는 이
세상에서 하나님께 대한 새로운 삶은 희생과 고난을 수반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고난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믿음으로 동참한 것의 실재화입니다. 그리스도가 우리
를 위해 돌아가셨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믿음이라고 했습니다. 그 믿음은 내포적 대신인 예수
님 안에 우리를 연합시킨다, 우리를 그와 하나 되게 한다, 우리를 내포시킨다고 했습니다. 그
래서 그를 통해 또는 그 안에서 내 죄에 대한 벌을 받고 죽었다고 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고
난은 믿음에서 일어난 옛 죄에 대한 벌 받음, 옛 죄인의 죽음, 이 사건이 실제 생활에서 펼쳐
지는 실재화되어 가는(actualize)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바울은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다고만 표현하지 않고, 그리스도 안에
서 죽고 부활한 우리가 오늘 그리스도와 함께 고난을 받는다고 했습니다. 다시 말해 그리스도
인의 삶의 고난은 자기 주장하려는 옛사람 곧 십자가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믿음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옛사람이 실제로 죽어 가는 과정입니다. 그리스도인의 고난은 다른 말로 하면,
이 악한 세상에서 이 세상의 정신과 그 가치관에 순종하지 않고 하나님 나라의 시민으로 살기
때문에 받는 고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옛 아담적인 내가 십자가에서 죽은 죽음이 실제 생활에서 실재화되어 가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고난입니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부활에 내포되어 부활한 나의 새로운 삶이 마찬가지로 실재화
되어 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즉 고난은 옛 아담적인 나의 십자가에서의 믿음을 통한 죽음이
실재화되어 가는 과정이면서 동시에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한 나의 새로운 자
아가 날로 새로워져 가는, 날로 실재화되어 가는, 날로 뚜렷해져 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
다.
이와 같이 이 세상에 살지만 이 세상에 동조하지 않고 오는 세상 곧 하나님 나라의 시민으로
사는 삶을 ‘제자도’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오는 고난을 제자도라고 부릅니
다.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제자도가 무엇입니까? “무리와 제자들을 불러 이르시되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막 8:34). 예수
님이 우리를 대신하여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믿음으로 그것을 나의 십자가로 받아들였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지심에 내가 내포되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에 내가 믿음으로 내포되어서 새
로운 사람으로 부활했습니다. 그 사건이 실제 생활에서 제자도의 삶으로 실재화됩니다.
제자도는 믿음의 종말론적 구조 속에 들어 있다
십자가에서 죽은 사건이 실재화된다는 것이 무슨 말입니까? 십자가를 진다는 말입니다. 날마
다 자기 십자가를 진다는 것입니다.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자기를 부인한다는
것입니다. 자기를 부인한다는 것은 자기를 주장하는 옛사람은 십자가에 못박히고 예수님을 받
아들인 새사람이 이제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입니다. 곧 예수님이 걸어가신 자기 부인의 길을
가야 합니다. 이것이 제자도입니다. 이 제자도란 말이 한국에서 잘 쓰이지 않는데, 이것은 믿
음이 미신화된 가장 큰 증상입니다.
사도행전을 보면 그리스도인들의 첫 이름이 제자들입니다. 이 제자도는 우리의 믿음의 종말론
적 구조에 들어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구원을 받았습니다. 이 긴장 속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구원받은 자로 살려면 이 세상에 대해 죽어 버린 우리의 옛사람이 실제 생활에서 재확인되어
야 합니다. 날마다 내가 나를 주장하려 하고 나의 이기주의로 살려고 하고 남을 윽박지르면서
살려고 할 그 순간 십자가에 못박힌 나를 주장하려는 옛 아담적인 내가 죽어야 합니다. 십자
가에 못박혀야 합니다. 바로 그것이 예수께서 “누구든지 나를 따르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
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고 하신 말씀입니다. 그랬을 때 동시에 고난의 삶은 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