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구원이란 무엇인가-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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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피조물이  되었는데,  내가  전에  그리스도를  저주하고  그리스도인들을  핍박하였다는  사실을
                  지금  문제  삼는  것은  무의미할  뿐  아니라  아직  그리스도의  은혜를  모르는  자들의  짓이다.”
                  바울의  논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욱  진전됩니다(18절  이하).
                  “하나님은  그리스도의  대속의  제사로  나의  죄를  용서하시고,  원수로  날뛰던  나를  자기에게  화
                  해시키시고,  의인이  되게  하시고,  새로운  피조물이  되게  하셨을  뿐  아니라  바로  그  화해의  복
                  음을  선포하는  사도로  만드셨다(여기의  ‘우리’는  ‘문체적  우리’이다.  바울이  자주  주로  자신을
                  두고  이야기할  때  일반화하여  ‘우리’라는  말을  사용한다).  따라서  나에게  화해의  복음  선포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대속의  제사에  의거해  사람들을  하나님과  화해시키도록  하는  직분까지  주
                  셨다.  하나님과  인간  사이를  화해시키는  화해의  직분을  가진  사도,  즉  화해의  사신(대사)으로
                  나를  만드셨다.  그래서  내가  온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지금  사람들에게  하나님은  자신의  아들
                  그리스도를  대속의  제사로  여러분을  위하여  내어  주심으로  여러분을  자신에게  화해시키려는
                  일을  하셨다.
                  이제  남은  것은  여러분이  하나님을  대적했기  때문에  그  화해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사실  여러
                  분이  하나님을  대적했기에  여러분이  잘못했다고  빌어야  한다.  (유교  문화에서는  어린  사람이
                  어른에게  가서  빌어야  하고,  부자간의  갈등에서도  언제나  아들이  아버지에게  가서  잘못을  고
                  해야  아버지의  노가  풀린다.  그러나  성경에서는  그렇지  않다.  정반대로,  아버지  하나님이  먼저
                  화해의  수단을  강구하셔서  우리  피조물들을  자기에게  데려오려고  하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들은  삐딱하게  돌아서서는  하나님  아버지께로  잘  돌아가려  하지  않는다.  바울이  외치고
                  다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버지가  여러분을  다시  자녀들로  인정해  준다고  하고,  지금  그리
                  스도를  통하여  풍부한  상속을  다  준비해  놓으셨으니  이제  여러분은  돌아서기만  하면  된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루어진  구원을  ‘화해’라는  그림  언어로  설명하는  것
                  은  바울만이  사용하는  것입니다.  신약에서  바울  서신에만  ‘화목’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바울은
                  독특하게,  우리가  그리스도를  통하여  얻는  하나님과의  새로운  관계를  화목이라는  말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  본문과  로마서  5장  9절에  나오는  이  말은  바울의  아주  중요한  신학을  표현합니
                  다.
                  골로새서  1장과  에베소서  2장에서도  그렇습니다.  왜  바울만이  신약  시대의  다른  사도들이나
                  저자들과는  달리  그리스도의  구원을  ‘화목’이라는  그림으로  표현하였을까요?  이것은  분명히
                  바울의  과거와  관계가  있습니다.  바울은  다메섹으로  갈  때까지  하나님과  그리스도에게  원수
                  노릇  한  사람이었고  교회의  원수  노릇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다메섹  도상에서  그
                  리스도께서  “네가  왜  나를  핍박하느냐”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행  9:4).  이  때문에  바울은  하
                  나님과  죄인들의  관계를  갈등  또는  원수의  관계로  보고,  로마서  5장  5–10절에서  바울은  우리
                  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  우리가  아직  하나님의  원수들로  행할  때  하나님이  자기  아들을  화목
                  제사로  드려서  우리를  자기와  화해시키셨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죄인을  하나님의  원수라는  그
                  림으로  그리고,  그  반대  곧  구원  상태  또는  의인  됨의  상태를  하나님과의  화해라는  그림으로
                  그린다는  것은  바울  자신의  다메섹  도상의  체험에서  나온  것입니다.
                  고린도후서  5장  11절  이하로  되돌아가  봅시다.  바울은  지금  교회의  핍박자였다는  자신의  과거
                  를  문제  삼아  가지고  자기의  사도직을  배격하는  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여러  단계로  답하고  있
                  습니다.
                  “첫째로,  내가  과거에  교회를  핍박한  것은  사실이지만  유대교적  육신적  메시아  사상에  의한
                  예수에  대한  그릇된  인식에서  그런  것이다.  그런데  다메섹  도상에서  받은  새로운  계시에  의해
                  새  메시아  사상  즉  올바른  메시아  사상을  얻었고,  우리를  위해  대속의  죽음을  담당하신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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