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구원이란 무엇인가-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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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진정한 메시아임과 그의 대속적 죽음(과 부활)이 진정한 메시아 행위임을 깨달았다. 하나님
은 그때 나의 죄를 용서하시고, 나를 자기에게 화해시키시고, 나를 의인이 되게 하시고, 나를
새로운 피조물이 되게 하셨다. 더 나아가 내가 체험한, 그 예수의 대속적 죽음을 통한 하나님
과의 화해를 온 세상에 널리 선포하여 죄인들로 하여금 하나님께 화해되도록 하는 그 위대한
직책 곧 사도직을 받은 것이다.”
바울은 이렇게 지금 자기 사도직을 변호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울의 고백 속에 담겨 있는 유대교의 메시아 사상
그 맥락 속에 바울의 과거 메시아 사상이 암시되어 있습니다. 그는 그가 다메섹에 갈 때까지
견지하던 메시아 사상, 즉 자신이 유대 신학자로서 가지고 있던 메시아 사상을 육신적 메시아
사상, 육신의 관점에서 본 메시아 사상이라고 말합니다. 당시 유대교의 메시아 사상을 지칭하
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유대인들의 육신적 메시아 사상의 내용은 무엇이었습니까? 당시 유대교에는 다양한
메시아 사상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된 메시아 사상은 다윗의 재현이었습니다. 신약 시대
의 유대 문서들은 메시아를 ‘다윗의 씨’`‘다윗의 순(가지)’ ‘다윗의 아들’ 등으로 부르기도 하고
‘다윗’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어쨌든 이 새로운 다윗이 와서 다윗 왕조를 재건할 것을 고대
하였습니다. 신약 시대의 유대인들은, 다윗이 성지의 이방 민족들을 다 정복하고 다윗 왕조를
세웠듯이 자신들을 로마와 같은 이방 민족들의 압제로부터 해방시켜 줄 새 다윗을 기다려 왔
습니다. 다윗 시대와 같은 경제적 풍요, 사회적 정의, 평등, 평화 등을 가져올 메시아를 기다
렸습니다. 즉 다윗 왕조를 재건할 왕으로서, 이방 민족들을 굴복시키는 군사적 영웅으로서, 정
치적 자유와 경제적 풍요와 사회적 정의 같은 것들(샬롬)을 가져오는 메시아를 기다린 것입니
다.
이와 같은 메시아 사상은 구약의 메시아 사상의 가장 중요한 뿌리인 나단의 신탁(삼하 7:12–
14)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그 나단의 신탁 내용은 하나님이 다윗에게 그의 생애 끝에 그의 씨
하나를 일으켜서 그의 왕위에 앉게 하고 그의 왕위를 영원토록 할 것이며 그를 아들로 삼겠다
고 하신 약속입니다. 나단의 신탁은 그러므로 다윗 왕조를 성립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다윗의 씨인 솔로몬을 일으켜서 다윗의 왕위에 앉게 하고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을
하나님 대신 다스리는 하나님의 아들로 세웠습니다.
그런데 다윗 왕조에 대한 실망과 더불어 이 나단의 신탁은 종말에 재현될 예언으로 재해석되
었습니다. 여기서 유대교의 가장 중요한 메시아 사상이 나왔습니다. 하나님이 다시 한 번 다
윗의 씨를 일으켜 다윗 왕조를 재건하고, 다윗이 이스라엘에게 준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풍
요, 사회적 정의 등과 같은 샬롬을 이룩하게 하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다윗의
씨, 순(가지), 아들, 다윗, 또는 하나님의 아들을 고대하였습니다.
이 사상은 또 제2의 모세 사상으로 나타납니다. 이것은 신명기 18장 15절에 근거하고 있습니
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모세와 같은 선지자를 다시 일으키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모세는 이스라엘을 애굽의 노예 상태에서 해방시켰습니다. 다시 말하면, 정치적 자유를 가져
다 준 것입니다. 광야에서는 그들에게 만나를 주고 물을 공급하는 등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
주었고,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차지하고 국가를 이루어 살도록 했습니다. 하나님의 율법을
계시하여, 백성들이 하나님의 뜻을 알고 지켜 의롭게 살도록 했습니다.
신약 시대의 유대교는 종말의 구원을 첫 구원(출애굽)의 재현으로 보고, 종말의 구원자인 메시
아를 모세와 같은 선지자 즉 제2의 모세로도 보았습니다. 그러므로 메시아는 제2의 출애굽의
구원을 이룰 자로 기대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메시아는 제2의 다윗으로서든 제2의 모세로서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