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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세월 속에 정다운 합창』을 출간하였고, 서울시립산업대학 교수인 구건의 수필집 『자작나무                                           25
                  숲 속에서』가 얼굴을 내민다. 간복균(簡福均)은 강남대학 교수로 수필을 많이 발표했는데 주요 작품                                          문화

                  으로 「부적」, 「돼지 뒷다리」, 「유언」, 「추석전야」 등이 있다. 이무경(李茂庚)의 작품으로는 「건망증」, 「생                                · 예술
                  각하며 감사하며」, 「스테반의 얼굴」이 있는데 종교적인 윤리 의식과 세태 묘사에 치중하고 있다. 수필

                  가 구건과 경기도수필가협회 회장을 역임한 이덕선을 비롯, 조광원, 정원택, 박장원, 박화석 등이 활                                         · 체육
                  약하는데 여기서 자세히 그들의 작품을 조명해 보기로 한다.                                                                 /  교육




                    구건(具建)1920∼1975                                                                                /  종교

                    경기 용인시 남사면 출생. 성호초등, 양정중·고, 고려대학교 생물학과 졸업. 오산중 교사(1951-
                  1954), 오산고 교사(1954〜1959), 경성농업대학 조교수, 서울시립 산업대학 교수. 주요 작품으로 「까

                  마귀 나는 곳」, 「봉선화」, 「귀뚜라미」, 「장수하늘소」, 「꾀꼬리 편지」, 「풍뎅이」, 「메뚜기」, 「물방개」, 「송장
                  벌레」, 「페스탈로찌」 등이 있다.

                    작가는 수필집 『자작나무 숲 속에서』(문천사, 1975.) 서문에서 이렇게 언급하였다. 나는 시골에서
                  낳아 시골에서 자랐기 때문에 시골에서 여러 가지 것을 배우고 보았다. 어려서는 어린 대로, 커서는

                  큰 대로 들은 것이 있고 본 것이 있다. “우리는 왜 살아야 하나, 살아서 무엇을 하나, 어떻게 하는 것
                  이 잘사는 것일까, 나에게는 어려서부터 즐기던 벌레·곤충들의 생김새, 사는 방법이 머리 속에 세세

                  히 기록되어 있다. 이것이 나의 수필이 되었다.” 그의 수필 속에는 자연과 곤충에 관한 것이 많이 수
                  록되어 있다. 수필가 구건은 TBC의 유명한 앵커였던 구박의 형이다. 그의 수필은 인포멀 에세이에

                  속한다. 유년의 추억과 소시민의 삶을 애정어린 눈으로 보았고 자연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노
                  력하였다. 『새교육』, 『새교실』 등의 잡지에 교육 수필도 많이 발표했다. 1·4후퇴 때 경상도 피난살이

                  에서 간디스토마에 걸려 병을 얻었고 결국 그 병과 18년간 투병하다 55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고향 용인시 남사면 북리 방하동 가족묘에 안장되었다. 1955년 『청학지』(靑鶴誌)에 게재됐던 그

                  의 작품을 여기 옮겨본다



                         산발머리 양버들 울타리로 싸이어
                         검은 양철지붕 큰 도수장간이

                         윗동네 한복판에 홀로 섰을 때
                         무너진 콘크리트 큰 다리가

                         통나무 기둥 다리이었고
                         오산내 그 물이 섬둑가에 얼어붙고

                         그 큰 쇠장이 섬둑 거리에 섰을 때
                         검푸른 하늘 흰 눈벌판 위를

                         시커먼 까마귀 떼가
                         까옥까옥 날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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