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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몇 번 장마 붉덩물로 싸이어
                         시달래 오막살이 집 한 채가

                         사과밭 섬 속에 오똑 섰을 때
                         새탓말 새 학교 터가 똥집 사과밭이었고

                         밀머리는 장마물로 바다가되고
                         사과 배 뽕밭이 섬 안에 있었을 때

                         궂은 하늘 붉덩물 위를
                         시커먼 까마귀 떼가

                         까옥까옥 날았었다



                         남촌 사과밭 열매가 석양에 익고
                         양장집누에가 비단 집 지을 때

                         곳곳 메가리간엔 소로 마차로
                         벼가마가 산에 산을 이루었고

                         오산내 넓은 모래밭엔 벼멍석이 깔리고
                         그 큰 가마장이 아랫장에 섰을 때

                         누런 벼 멍석 위엔
                         검은 까마귀 떼가

                         훨훨 날아들었다



                         박동 박후작(朴侯爵)집 복사밭 개나리 노랗게 피고
                         보리밭 위 창공에 종다리 솟구칠 때

                         곳곳 앞뒤 도랑엔 맑은 물이 흘러
                         피라미 붕어떼 떼에 떼를 이루고

                         오산내 넓은 모래밭엔 봇삼군이 몰리고
                         넓은 들 운암들에 햇모가 파아랄 때

                         아지랑이 봄 하늘엔
                         검은 까마귀 떼가

      오산시사               짓궂게도 넘나들었다
                         궂은 날 장안날엔 까마귀 떼는

                         도수장간 양버들 위에 우지져댔고
      제

      4                  암산 화장터에 불꽃이 인 날엔
      권
                         철다리에서 까옥까옥 울어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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