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6 - 오산문화총서 3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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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동의 당집인 ‘성황당’이 있는 산은 ‘가심이산’이라 불렀다. 이 산은 세교리까지 원줄기가
뻗어있다고 한다. 세교리까지 산맥이 이어져 있다고 한다면 이는 독산(지곶동)에서 함박산을 넘
어 가수리까지 이어지는 산줄기라고 판단된다. 한편 가심이산에는 장사(壯士)가 나는 기운이 뻗
쳐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일본인들이 산줄기의 맥을 끊어놔서 그 후론 장사가 나지 않았다고도
전한다.
가수동의 특성은 마을의 우물에서도 드러난다. 이에 대한 이해가 마을에 대한 이해의 근거가
된다. 가수동의 윗우물은 숫우물이었고, 아래우물이 암우물이었다고 한다. 암수우물은 각각 그
물빛이 달라서도 구분이 되었다. 암우물의 물빛은 뿌옇고, 숫우물의 물빛은 퍼렇다고 한다. 그
리고 암우물은 아파트로 들어갔고 숫우물은 그 위에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암우물의 물맛이 매
우 좋았다고 한다. 그런데 상여가 지나가면 우물이 뒤집혔다고 한다. 그렇기에 상여가 지나가려
면 암수우물을 멍석 같은 것으로 덮어놔야 했다. 그리고 이 마을은 특이하게도 우물청소를 여자
들이 담당하였다고 한다. 우물 청소는 칠월칠석에 하였는데 일 년에 몇 번씩 청소하였다.
위치상의 명칭 마을상의 명칭 사람을 기준한 명칭 암·수의 명칭 물빛
윗우물 윗말우물 해숙이네 우물 숫우물 퍼렇다
가운데우물 가운데우물 - - -
아랫우물 아랫말우물 병천네 우물 암우물 뿌옇다
가수동의 대동우물은 여러 모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우물을 암수로 구분한 것도, 여자들이
우물청소를 하였던 것도, 물의 빛깔이 달랐다는 것도 가수동만의 특별함이라 할 것이다.
2. 【가장동】
가장동의 산제사나 우물제사에는 조라잽이라는 특별한 역할이 주어졌다. 조라잽이는 몸을 정
갈히 하고 쌀을 깨끗이 씻고, 누룩은 없이 엿기름만을 가지고 산에 올라간다. 그리고는 그 자리
에서 밥을 짓고 밥솥에 엿기름물을 붓는다. 조라를 감주처럼 해서 제사에 올린다.
산신제와 우물제사의 제물은 산신제 때 통돼지를 올리고, 우물제사 때 소를 잡아 올리는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동일하다.
산신제와 우물제사를 지내는 제관은 조라라고 불렀다. 조라는 산신제의 세물을 장만하고 제
를 지내는 당주이다. 조라 외에 심부름을 하는 소임 두세 명을 더 뽑는다. 조라는 그 해에 부정
194 김용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