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8 - 오산문화총서 3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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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않을까 저어하는 마음도 간과하지 않고                   꿈마저 버려야 갈 수 있다는 어미의 고향,
                      있다.                                       돌아가는 길이 멀어 보인다

                        E-mail : psb3228@hanmail.net            바람이 말아 가버린 주검의 자리 울어주지 못한
                                                                꽃 그늘아래
                      고양이, 풍장                                   과꽃 한 송이 툭, 모가지를 꺾는다



                      길을 따라 붉은 과꽃이 무리지어 피어 있었다
                      꽃그늘에 죽어있는 고양이

                      편안을 얻었는지 네 발을 쭉 펴고 옆으로 누워                 박효찬 朴孝纘 (본명 朴熙玉)
                      죽은 눈이 꽃을 보고 있다

                      집으로 가는 길을 잃어버린 후 감아보지 못했을                                      1960~
                      눈                                                             시인.  강원도  속초
                      달빛 축축한 저녁이면 낯설지 않은 담에 올라                                    2007년  월간『시사문

                      몇 번이나 틀린 주소를 읽어 왔을까                                         단』 에 「파도리 해수욕
                      문이 열리지 않자 여러 계절을 두드리다가                                      장」 외 2편이 추천되어

                      노숙의 길 위로 옮겨 앉은 고양이                                          시로 등단했다. 2008
                      길 위로 오른다는 것은 사람에게서 멀어지는 일                 년 풀잎문학상 우수상 수상, 2008년 오산새
                      새까맣게 모여든 조문객들이 그의 입에다                     마을본부 편지공모 우수상 수상, 2011년 자
                      뭉텅뭉텅 알을 부조한다                              원봉사 체험수기 공모전 우수상 수상, 2011

                      꾸물거리며 달라붙은 흰 무리의 구더기들                     년 오산문협 공로상 수상, 오산 사회복지관
                      뱃속을 들락거리며 길 위의 생을 녹인다                     한글교실 감사장 수여, 2012년 한국문인협회

                      바람이 털가죽 흔드는 동안은 고양이로 흐르는                  경기지부 문학공로상 수여, 2012년 무안박씨
                      시간                                        중앙 총 종친회 「법주사의 여행」작품상, 2015
                      죽음으로 삶을 잇는 의식이 완성되는 시간이다                  년 오산문인협회 감사패 수여. 2017년 오산

                      생의 흔적을 지우는 천장터에서 부서지는 아이들도                이음초대전시회. 시집으로는 『갈밭의 흔들림
                      길을 잃어서였을까                                 에도』(2008년 그림과 책)와 『화려한 나들이』

                      햇볕이 모여들어 꾸덕꾸덕 남은 생을 말린다                   (2016년 우리동네 사람들)를 출간했다. 『갈
                      세상에서 보고 들은 것들이 썩으면서 피워 올리                 밭의 흔들림』에는 남편, 자식, 아픔, 그리움,
                      는 냄새가                                     희망하루의 일상의 작은 기쁨 삶에 쫓긴 고

                      세상을 훨훨 벗어나고 있다                            단한 오늘 하루의 삶 속에서 찾는 작은 행복




                      306  이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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