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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떡을 놓았다. 그리고 비손을 하는 역할은 모두 윤옥할머니께서 담당하셨다. 할머니의 며느리인 이
계인(66세) 어른의 말을 빌면 윤옥할머니께서도 영험함이 있으셨다고 한다. 가령 금반지를 잃어버리
면 그 방향을 알아 찾아내곤 하셨다. 그리고 마을에 새로운 물건이 들어와 변고가 생기면 그것도 잡
아줄 정도로 영험하셨다. 지금까지도 그 고마움을 전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였던 것이다.
댁에서는 업가리는 없고 터줏가리만 있었다고 하는데 그 이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터주가리만 했지. 시집이도 큰집에서 시간난 사람이라 터주가리 하나만 했더라고.”이렇게 말씀하시
는 것을 참조하니 업가리가 주로 장자의 집에 있음에 대한 의문이 풀리게 되었다. 즉, 업가리는 장자
의 집에서 주로 모셨던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리고 정월 보름에도 떡을 하는데 팥시루떡을 하였다고 한다. 떡을 하면 부뚜막에 놓고, 장광에
놓고, 칠성에 놓았다. 부뚜막에는 조왕신이 있고, 칠성주머니(제석주머니)에는 삼신할머니가 좌정하
여 계신다.
또 대문간에도 신이 있는데 이 신은 복을 끌어들이는 신이다. 그리고 무당이 굿을 할 때, 주왕님,
대감님, 성주님을 주어 섬기면 성주님이 몸으로 들어와 사람들에게 알려준다고 한다. 윤옥할머니께
서는 대를 많이 잡으셨고 그리하여 신도 많이 실렸었다.
“그거 신을 어떻게 아느냐 하면, 그거 대를 붙들잖아요? 그럼 성주고 뭐고 무엇이 잘못된 거를 뭐
가 잘못되었냐고 물어보면 잘못된 게 있으면 흔들어, 팔을 쳐들어. 잘 안된 게 있으면 또 잘 안되었
다고 또 흔들어. 대가 그러더라고. 나 이웃집 한 번 가서 대를 한 번 잡았는데 대가 내려서, 대를 내려
버릇하니까, 또 누가 대를 붙들어 보라고 그래서 대도 몇 번 붙들어 봤어. 집이서도 그래. 집에서 뭔
탈이 난 게 있지. 누가 탈이 났어. 대는 무슨 대를 내리냐 하면 주왕대야. 그럼 주왕대가 영검해서 주
왕대야. 주왕대가 내리면 이 사람이 앓는데 뭐 때문에 앓는다고 얘길 하고 ,무슨 병을 대면 대가 가
서 무슨 병이라고, 이거라고 찝어 내. 고향서는 그런 것도 몰랐어. 한 번 우리 손주딸이 앓는데 여기
가 스피커가 나왔거든. 그 애를 여기다 갖다 앉혀 놨는데 애가 아파 죽는다고 그래. 그럼 어디 한 번
대를 내려 본다고, 그게 탓이래. 탓을 어떻게 하냐고 하니까, 소금을 거기다 뿌리고 칼로 휘둘러 내면
난다고 해, 그럼 나아. 아주 감쪽같이 나아. 그렇게 내가 고쳐 줬다고.”
할머니께서는 이러한 일 외에도 누가 앓는다고 하면 그 원인을 찾아냈다고 한다. 장사를 지내고 세
운 막대기 때문에 생긴 병이라거나 상갓집에서 음식을 갖고 와서 먹고 생긴 병 등도 풀어내어 잡는
정도였다. 실제로 할머니의 아드님 박용태(76세) 어른이 장인어른 장사를 지내고 음식을 가지고 와
상문이 든 것을 풀어냈다는 것이다.
오산시사 그런데 할머니께서는 이러한 것들을 주왕대를 내려서 잡는다는 것이다. 쌀을 갖다 놓고 동쪽으로
뻗은 앵두나무 가지를 꺾어다가 쥐고, 옥수를 떠다 놓고는 “주왕님, 아무 살 먹은 저기가 이렇게 아프
니, 무슨 병인가 주왕님이 영검하시니 그것 좀 대달라.”고 하면, 그 대가 흔들어서 그 원인을 일러준
제
6 다는 것이다.
권
보통 대내림을 할 때에는 소나무 가지나 참나무 가지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목살을 잡을 때
에는 복숭아 가지를 사용하고, 성줏대를 말을 때에도 복숭아 가지를 사용한다. 그런데 주왕을 내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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