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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앵두나무 가지를 사용하였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주왕대를 내린다는 사 175
실도 처음 접하는 내용이었다. 매우 소중한 자료가 아닐 수 없다. 구비전승
12) 양산동(큰말) · 민속
안성희 어른댁에는 성주, 터주, 대감, 제석 등을 섬겼다고 한다. 성줏대의 경우 황계동의 단골무당 · 경기도당굿과
이 말아주었다. 터줏가리에는 볍씨를 항아리에 담아두었다. 그리고 가을에 햇벼가 나오면 갈아 놓았
다. 대감도 항아리로 모셨는데 햅쌀이 나오면 담아두었다가 칠월이 지나야 먹었다. 제석주머니도 모
경기재인청
시고 있었다고 하며 칠석도 맞이라고 한다. 이로 보아 이 댁에서는 칠석을 매우 중하게 생각하고 있
었던 것으로 보인다. / 성씨
13) 은계동 · 인물
은계동에서는 터줏가리를 두 개씩 갖고 있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보면 하나는 터주과 하나는 업
인데 제보자께서는 두 개의 명칭을 터줏가리라 하였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매우 의미 있는 자료가 아
닐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왜 터줏가리를 두 개라고 하시는지에 대하여 해명되었다. 제보자께서 작
은 집에 매년 터줏가리를 두 개씩 만들어 주신다고 하면서 하나는 산고사에 만든다 하셨기 때문이다.
이러한 풍속은 화성시 정남면에서도 조사된 바 있다. 다시 말하여 하나의 이름은 산가리인 것이다.
그렇기에 가을고사를 지내면서 흰시루와 팥시루 두 개의 시루를 하신다고 하는 것이 해명된 것이다.
즉, 산신에게는 흰시루를 올리는 것인데 두 개의 터줏가리란 터주와 산신을 모시는 짚주저리였던 것
이다. 그리고 흰설기는 칠석에도 하였다고 한다.
성주도 모셨으나 지금은 성줏대가 없고 제석을 모셨지만 역시 제석주머니도 현재는 모시고 있지
못하다. 대감항아리는 쌀을 담아두었으며 터주항아리에는 볍씨를 담아 두었다. 한편 대감항아리를
다른 지역에서는 성주단지라고 한다고 한다.
한편 강복순(77세) 할머니와 김기순 할머니께도 가정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그 내
용은 다음과 같다.
정월보름에도 고사를 지내는데 이는 1년이 평안하고 운수대통하게 해 달라는 기원으로 하는 것이
었다. 이날 떡을 하면 마루에 먼저 올렸다. 이는 성주에게 먼저 올리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터주로
간다. 그리고 부엌의 조왕에 올린다. 다음에는 지하실이며 안방, 건넌방 등에도 떡을 놓는다. 굿을 안
할 때에는 할머니께서 직접 빌었다고 한다. 그 내용은 자손 잘 되게 하여달라는 것이었다.
성주에서는 “성주님 그저 우리 자손 잘 되게 해 주십사. 이 터전을 잘 받들어 주소서.”라고 빌었다.
터주에서도 내용은 비슷하다. 부엌에는 떡을 그냥 떼서 놓고 주왕경을 읽었다고 한다. 그러나 아쉽게
도 그 내용에 대하여는 기억하지 못하셨다. 경상도에서는 ‘조왕각시’라고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어
디 가서 주왕경 읽지 말어.’라고 하는 말이 있는데 이는 ‘쓸데없는 말 하지 마라.’는 뜻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