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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고현2동(우촌)
제보자는 전라남도 고흥이 고향으로 이 마을에 사신지 37년 된 분이었다. 올해 65세라고 하시는 제
보자께서는 성함은 밝히지 않았다. 이곳에 이사를 오셔서 사시면서 집안에 성줏대도 있었고 터줏가
리도 있었다고 한다. 한편 터줏가리가 장간에 있었다고 하는데 여기서 장간이란 장독대를 말하는 것
으로 보인다. 터줏가리는 장독대 옆에 세워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터줏가리에는 가을에 떡을 해서 놓고 터주항아리에 쌀을 새로 갈고 새로 짚주저리를 만들어 씌웠다.
5) 궐3동(대호밭)
현재 뒤란에 터줏가리를 모시고 있다.
4. 제석·칠석
인간의 잉태, 출생과 성장을 관장하는 신격을 위하는 제석신앙은 불교의 영향을 수수하였다. 그리
고 전국적으로 널리 일반화된 신앙이다. 그런 까닭으로 기자(祈子)치성의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
혀 전승된다. 예로부터 임신(姙娠)을 주관한다는 삼신과 인간의 수명장수를 관장한다는 칠성신앙이
엇 섞여 전하는 것이 제석신앙이며, 칠석 또는 칠성신앙이고 삼신신앙이다. 그리고 칠석이라 불리는
것은 칠성과의 관련성에 기인한다.
“가신신앙으로서의 제석신앙도 제석본풀이와 마찬가지로 전국에 걸쳐 분포한다. 그 명칭·형태·
신앙관념 등은 지방에 따라 약간씩 차이를 보인다. 서울지역의 단골가정은 제석신을 흰 항아리에 쌀
을 담은 형태로 다락에 올려놓고 모신다. 이 신령이 집안사람의 수명을 보호한다고 믿는다. 햅쌀을
백지에 싸서 항아리에 넣고 안방에 모시고는 ‘불사’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 경기도에서는 방 안 다
락이나 부엌 한 귀퉁이에 쌀 또는 조를 담은 조그만 단지를 모시고 여러 헝겊조각을 단지에다 늘여놓
고는 ‘세존’이라 칭하기도 한다. 안방의 벽에 주머니를 만들어 쌀 3되가량 넣어놓고 ‘제석주머니’라 부
르는 예도 있다. 칠월칠석날 아침 그 쌀을 꺼내 밥을 짓고 미역국과 함께 차려 간단한 의례를 지낸 다
음 가족들과 먹는다. 그 뒤 시월 추수한 햅쌀을 잘 말려 그 빈 주머니에 다시 채운다. 남쪽지방에서는
일제시대까지만 해도 아예 대청이나 곳간에 큰항아리를 두고 햇곡식을 넣어서 이것을 제석단지·세
오산시사 존단지·천왕독이라 불렀다. 가신신앙의 제석신앙과 굿의 제석거리에서의 제석신의 신격은 대개 일
치한다. 제석은 산신(産神)·수명신·생산신으로서 신앙되면서 인간 생존에서 가장 기본적이고도 필
수적인 기능을 지닌 것으로 믿어져 왔다.”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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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182 23)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