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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석자루라 부르기도 한다. 아기와 산모를 위하여 치성을 드리는 삼신굿도 자주 행해진다.”
당말에서 채록된 삼신주머니의 이야기는 일반적인 삼신주머니와는 차이를 보이고 있어 더욱 소중
한 자료라 여긴다. 당말에서는 아들을 낳으면 첫곡밥을 해서 짚을 깔고 놔준다. 그리고 3일째 되는
날 태하고 태운다. 그렇게 태운 재를 주머니에 보관하는데 이를 삼신주머니라고 하여 달아놓았다. 백
일이 되면 삼신주머니에 미역국하고 밥하고 떠다 놓았다.
제보자 : 마을회관 할머니들
제3절 민간요법
특별히 약물에 의한 치료법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을 당시에는 소화불량이나, 체기(滯氣), 감기, 발
열(發熱), 통증 등의 현상에 민간적 처방(處方)이 일반화되었었다. 그리고 그 처방은 현대에도 유효한
것들이 있다. 오늘날에도 체한 증상이 있으면 엄지의 손톱 부분을 바늘로 따서 피를 낸다거나, 배가
아플 경우에 손바닥으로 배를 문지르는 등 여러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홍역을 앓게 되어도, 음식을 먹고 탈이 나아도 여지없이 민간적 처방이 내려졌다. 심지어 갑자기
아픈 환자가 생기면 그 원인이 자연과의 교감이 깨어졌거나 자연을 노(怒)하게 한 탓이라 여겼다. 이
를 ‘탈’이 났다고 하였는데 이는 나무를 베거나, 돌을 옮기거나, 흙을 잘 못 다루어 토지신(土地神)을
화나게 한 것이라 여겼다.
그렇기에 자연의 원리를 관찰한 결과를 토대로 처방이 내려지기도 하였다. 예로 홍역이 나면 차가
운 계곡에 살면서 뒷걸음을 치는 가재가 열을 내려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처방을 내렸던 것이다. 이렇
듯 인간이 살아가는 과정에 발생하는 많은 병증(病症)의 원인을 자연에서 찾고자 하였으며 자연에서
치료법을 찾았던 것이다.
“인간은 예로부터 자연을 이용한 질병의 치료와 예방법을 통해서 건강을 유지하고 장수를 누리는
법을 터득해왔다. 첨단 의학기술이 발달한 현대에도 민간요법이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최근 들어 더
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대 의학서에는 ‘약물로써 병사를 공격하며, 5곡(五穀)으로 오장육부를 영
양하고 5과(五果)로써 이를 돕고 5채(五菜)로써 그 작용을 보하고 오축(五畜)으로 그 힘을 더한다.’라
고 해 자연물을 인간에게 적극적으로 적용했음을 볼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오산시사
보다 확실한 치료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민간에 전해지고 있는 치료법이 있으며 그것이 의
학 발전의 기초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의료가 인류의 탄생과 함께 발전·변모했다고 본다면 민간요
제 법은 인류의 역사와 그 축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민간요법은 입에서 입을 통해 전해오면서 실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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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을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치료법의 개발에 기여한 바도 크며 이와 같은 체험들이 축적된 민간 속방이
202 26) 『브리태니커 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