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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더라고.”
제보자이신 윤의섭 어른은 우리의 민속에 대하여 참으로 소상하게 이해하고 계신 분이셨다. 말씀
을 종합하면 하루거리는 집안에 있는 제신(諸神)을 잘 위하지 못하여 발병하는 것이라 믿었다는 이야
기다. 물론 하루거리가 흔하기도 하였으나 이러한 인식으로 다양한 방법이 존재하였던 것은 아닌가
한다.
16) 원동(우촌)
‘하루거리’는 지빵나무라고 퍼런 게 가시처럼 되어있다. 지빵나무는 지금 고속도로가 난 숲밖에 있
었다. 그걸 먹으면 낫는다고 하여 그걸 먹었다. 맛은 떫었다. 그걸 먹고 치료하였다.
‘며느리보금’은 굴뚝을 세 바퀴 돌고 굴뚝 안을 들여다보면서 낫게 해달라고 빌었다. 그러면 나았다.
17) 원동(당말)
‘하루거리’는 낮에는 멀쩡하다가 오후만 되면 ‘덜덜덜’ 떠는데, 밥을 세 집에서 얻어다가 절구통에
앉히고 조래미(조리)에 밥을 담아서 먹으라고 한다. 그렇게 해서도 잡았다. 그리고 왼새끼를 꽈서 사
람 목에다 걸고 산에 가서 밤나무에다가 묶는다. 그리고 ‘거기 있어라.’ 하였다. 또는 산에 가서 아까
시 가시를 따서 가시를 떼어낸 자리에 거꾸로 꽂는다. 또 ‘여기 할아버지 세 번 장가가셨다.’고 하면서
재주를 넘으라고 한다. 그리고 하루거리가 쇠서 매일 앓으면 며느리보금이 된다고 한다.
18) 원동(절골)
‘하루거리’는 멍석을 피고 거기 들어 누우라고 한 다음에 말았다. 그러고는 소를 몰고 이렇게 건너
가게 하고, 건너갔다가 건너오게 한다. 그러면 멍석에 누운 사람은 두렵고 무서워하면서 하루거리가
떨어진다.
19) 지곶동
‘하루거리’는 변소 간에 가서 똥에 입을 맞추라고 한다. 그리고 똥물도 먹는다. 그렇게 하여 하루거
오산시사
리를 낫게도 하였다.
제
6 20) 탑동
권
‘하루거리’는 산에 산소를 세 개 넘어서 할미꽃 잎을 따서 비벼 코를 틀어막는다. 그리고는 큰 개울
의 수문을 뚫고 나갔다. 그렇게 하면 무서워서 하루거리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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