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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經)을 읽어 굳게 닫힌 당금애기 집의 문을 열고 들어가 시주를 청한다. 당금애기가 시주를 하자 제 243
석은 바랑 밑을 뜯어 쌀이 모두 쏟아지게 한다. 당금애기가 깜짝 놀라 쓸어 담으려 하니 제석은 부처 구비전승
님이 누린 것 비린 것을 금한다며 뒷동산에 가서 광대싸리를 베어다가 한 알 한 알 주워 담으라며 시
간을 끈다. 당금애기가 쌀을 한 알 한 알 주워 담고 있는데 제석은 당금애기에게 쌀 세 알을 주워 먹 · 민속
으면 가겠다고 한다. 중을 빨리 보내고 싶은 당금애기가 시키는 대로 쌀을 주워 먹자 제석은 당금애 · 경기도당굿과
기에게 몸에 변화가 생기면 찾아오라면서 떠난다. 제석이 떠난 뒤 당금애기는 임신을 하게 되고 집에
서 쫓겨나 아들 셋을 낳는다. 아들 셋은 후에 제석을 찾아가게 되는데 ‘죽은 소를 먹고 산 소 토해내
기’, ‘종이신을 신고 물 건너가기’ 등 도술을 보여 부자간임을 증명하고 손가락을 잘라 피가 엉키는 것
경기재인청
으로 친자식임을 확인한다. 세 아들은 수명장수 부귀공명을 관장하는 삼불제석이 되고 당금애기는
생산신(生産神)이 되었다” / 성씨
9) 손굿 · 인물
손님인 마마(천연두)신을 위한 굿으로 화랭이가 전담한다. 화랭이 둘이 나와 꽹과리를 들고 춤을
추며 장단이 빨라지면 씨름을 한다. 이것을 가리켜 ‘깨낌’이라 한다. 이용우는 “원바닥에 근본이 있는
사람과 타국에서 온 손님이 만나 반갑다고 인사하는 동시에 시새워 씨름을 한 판 벌이는 것.”이라 설
명했다고 한다. 손님역을 한 화랭이가 북 장단에 맞춰 판소리 형태로 강남(중국)에서 해동조선국에
들어오는 과정의 노정기(路程記)를 재담을 섞어가며 부른다.
10) 본양굿
화랭이가 치국잡기를 하고 무녀가 조상을 위해 축원을 하는 굿. 무녀가 방울과 부채를 들고 굿당
주위를 둘러보고 와 자신이 도당할아버지, 도당할머니라며 굿을 잘 받았다고 말하고 마을사람에게
공수를 주기도 한다.
11) 터벌림
화랭이가 두루마기를 입고 갓을 쓰고 손에 꽹과리를 들고 반설음장단(터벌림장단)을 치면서 터벌
림춤을 춘다. 악사들은 꽹과리, 징, 장구로 춤에 반주를 한다. 화랭이는 반설음장단으로 춤을 추다가
조임채로 조이고 넘김채로 넘기고 겹마치로 해서 덩덕궁이로 몰아가다 마쳤다 한다. 터벌림은 화랭
이들이 주로 악기 연주 등 장기자랑을 했다고 한다. 터벌림은 ‘터잽이’ ‘공거리’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터벌림은 손굿·군웅굿 등 큰 거리를 하기 전에 굿터를 벌여 놓는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
다. ‘경기도도당굿보존회’ 장영근(75) 회장은 터벌림을 ‘터불’이라 부르기도 했다며 ‘터를 불리는, 터를
확장하는’ 뜻이 있다고 말한다. 예전에는 밤에 횃불을 밝혀놓고 화랭이 수십 명이 줄타기, 땅재주, 어
릿광대놀이 등을 했다고 한다. 굿이라기보다 놀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