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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다종다량의 철기들이 확인되었는데, 농구·공구·무구 등이 고루 출토되었으며 차관편과                                            465
                  솥편, 집게형철기 등 다양하다. 더불어 유구 내부에 목탄들이 국지적으로 분포하고, 수혈 내부 토양                                          역사

                  에서 미량의 단조박편이 검출되었다는 점은 비록 단야로나 송풍관, 단야도구 등 단야작업과 관련된                                             /  유적
                  유구 및 유물이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이 시설들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이상의 내용으로 보아 양산동 유적은 일대의 중심지 혹은 치소의 성격이 강한 시설이 존재하였을                                           · 유물
                  것으로 추정되는데, 토기 내면에서 발견된 ‘수□(水□)’자는 수성군의 수성(水城)일 가능성이 높다. 독

                  산성에서 발견된 ‘水’자 명 기와와도 같은 맥락일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현재 융건릉 남단에 대한 발
                  굴조사를 통해 수원고읍성이 확인된 바 있으며, 백제 및 통일신라시대 고분이 분포하고 있는 화산고

                  분군의 존재를 통해 보았을 때 토기에 시문된 ‘화산(華山)’은 현재의 화산을 지칭할 것으로 추정된다.


                  2) 수성군과 독산성

                    이상 오산 독산성과 양산동 유적의 조사 내용을 간략히 정리해 보았는데, 이를 종합하면 몇 가지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첫째는 ‘수성군’ 치소의 위치이다. 앞서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된 오산 독
                  산성의 원성벽이 신라가 오산지역을 점령한 이후 쌓은 것으로 보았다. 즉 신라는 이 지역을 점령하기

                  위해 군사·행정의 거점인 산성을 축조하였고, 통일 이전까지 치소로 활용하였을 것이다. 또한 통일
                  이후에도 성을 수리하여 지속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근거는 4차 발굴조사 결과 확인된

                  성벽과 성 내 출토유물 등이다. 경덕왕 대에는 이 지역이 ‘수성군’으로 개칭되었는데, 이 시기에는 양
                  산동 유적에서 확인된 제철과 관련된 유구 및 유물이나 고급의 인화문토기 등으로 보아 행정치소의

                  일부 시설이 산성 밑으로 이전하여 운영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둘째는 수성군의 강역이다. 삼국시대 신라 산성은 약 20~30㎞ 정도의 거리를 두고 축조되었다. 통

                  일신라 대에는 군현의 사정에 맞게 치소가 이동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이전 시기의 산성을 그대로 사
                  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각 지역 치소 간 거리가 일정한 편이다. 때문에 산성을 중심으로 반경 10㎞

                  이내에 분포하는 유적들을 해당 치소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수성군(독산성)이 관할하는
                  지역은 오산시를 포함하여 남쪽으로 평택시 진위면, 북쪽으로 수원시 매산동, 동쪽으로 화성시 동탄

                  지구, 서쪽으로는 화성시 봉담읍과 향남읍 일부까지 포함된다. 더불어 평택 진위면 일대가 고구려 부
                  산현(釜山縣)이었으며, 신라 경덕왕 대에 진위로 고쳐 수성군의 영현으로 삼았다는 문헌의 내용을 통

                  해 보았을 때 위 추론과 대부분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평택지역의 중심이 자
                  미산성, 서쪽의 화성지역은 당성, 북서쪽 안산지역은 성태산성, 북동쪽 용인지역은 할미산성 및 마

                  북동 유적군, 남동쪽 안성지역은 비봉산성·죽주산성 등을 중심지로 보았을 때 수성군의 영역을 어
                  느 정도 추정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러한 영역구분은 행정구역 내 중심부에 사방의 조망이 용

                  이한 산봉을 골라 산성(치소)을 설치하고, 외곽은 자연지형인 산세를 이용하여 구분하며, 지역 내 경
                  작지와 하천, 사람이 거주하는 구릉지 등으로 구획한 도시계획으로 추정된다. 향후 이 시대의 유적이

                  좀 더 확인되고, 연구 성과가 축적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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