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7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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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 조직적으로, 또한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을’을 짓밟는 행위들이 만연
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일부 지식인들이 찾아낸 해법이 바로 우리
민족의 공동체 정신이었다.
그들은 상생과 공존을 말했다. 이때부터 우리를 돌아보자는 각성이 크게 일어
났다. “우리 본래의 착한 심성으로 돌아가자”며 주장하기 시작한 것이 바로 복
본(複本) 사상이었다. 그것은 우리의 아버지, 아버지의 아버지, 그 아버지의 아버
지의 아버지 때부터 믿음으로 유전되어 온 민족의 혼, 즉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울림이었다.
유경문 교수(서경대, 경제학)가 “21세기 대한민국의 국가발전을 위한 최우선의
전략은 국민의 올바른 정신 자세의 확립에서 출발해야 하는데 그것이 무엇인
가?”라고 물으면서 “그 대답이 바로 홍익인간 정신”이라는 방향을 제시한 것도
그때였다.
경제학 교수답게 그는 갑과 ‘을’이 함께 IMF를 극복하고 모두가 먹고살기 위
한 답은 적극적인 외자 유치, 경제구조 조정, 시장경제 활성화와 같은 것이 아니
라, 근본적으로 우리 국민들이 나아갈 방향과 목표, 가치관을 바로 세우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0년 4월 「홍익인간 사상과 경제」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널리 인간세계를 이롭게 함이라는 홍익인간 사상이 우리 삶의 철
학으로 확실히 자리매김을 하고 일상생활의 기본원칙이 되어야 할 것”이라며,
그것이 우리나라가 ‘21세기에 세계 강대국의 하나가 되기 위해’ 필요하다고 밝
혔다.
정영훈 교수(한국정신문화연구원, 정치학)도 당시 “공동체주의적 홍익인간 사상은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 및 목적가치로의 지위를 저해하는 모든 것에 대하여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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