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9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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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밀레니엄 시대라는 2000년대에 들어 그 아픔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찾고자 했다.

                  동양학 강의로 유명한 ‘도올’은 새로운 밀레니엄이 열렸던 그때, 2000년 2월
                15일 자 중앙일보에서 ‘김용옥 교수의 마지막 강의’라는 칼럼을 통해 나에게 다

                가왔다. 그는 “홍익인간은 우리 조선 아사달의 건국이념이며, 이 건국이념은 이

                지구 상의 어느 민족보다도 웅혼하고 진취적이며, 역동적인 보편주의(universalism)

                를 표방하는 우리 하느님의 영감이었다.”고 했다.
                  그는 홍익인간의 본래 의미를 “고립된 개인 절대주의를 뛰어넘어 ‘사람과 사

                람의 사이(間)가 얽혀서 형성되는 인간세상’을 널리 이롭게 할 것을 촉구하는 윤

                리적 명제”라고 제시했다. 그는 이어 우리 민족은 “기나긴 반만년의 역사 속에

                서 이러한 홍익인간 보편주의를 실천해온 자랑스러운 시간의 족적을 남겼지만”

                일제 침략 이후 “나만 알고 나의 좁은 울타리만 알며, 모든 공적 공감과 이념을
                포기해버렸다고” 아쉬워했다.

                  그 같은 현상에 대해 ‘도올’은 ‘국체(國體)의 상실’이자 ‘아(我)의 상실’이며, ‘사회

                의 상실’이고, ‘나 주체적 삶의 상실’이었고, ‘자기배반의 역사’였다고 한탄했다.

                그 사상을 되살리지 못한 아쉬움이었다.
                  ‘도올’ 선생의 그 말이 나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나는 그때부터 홍익인간의

                공존 번영의 이념을 강조하며, 불법 다단계판매와 방문판매 피해자들의 금전적

                손실을 조금이라도 회복시켜 주어야겠다는 시민운동에 돌입했다. ‘도올’이 ‘민

                족 내부의 도덕적 빈곤성의 산물’로 남북분단까지 발생하고, IMF 등 여러 국가

                의 위기들을 불러온 것은 한민족이 홍익인간 이념을 망각하고 포기한 데서 생겨
                난 것이라는 지적은 바로 내가 속했던 그 경제 집단이 우선 새겨들어야 할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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