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P. 63
춘분! 이제 봄 농사가 시작된다
대한민국의 건국이념이자 교육이념인 홍익인간(弘益人間)에서 익(益)은 “무엇을
이롭게 하다”라는 타동사로서 ‘인간’을 목적어로 한다. 그래서 ‘널리 인간을 이
롭게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조금 억지를 부려 ‘익’자를 형용사로 가정한다면
‘널리 이롭게 하는 인간’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또 하나의 창조적 인간형이다. 아
니 또 하나의 인종(人種)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해석에 억지를 부린 이유는 우리 사회에 ‘널리 이롭게 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좋기 때문이다. 그는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이 아니라 남을 생각하는 이
타적인 사람이다. 주변에는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서 남을 돕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사회복지법인에 근무하는 친구의 말을 들어보면 여유가 있을 때 남을 돕
겠다는 말은 대부분 거짓말이라고 한다.
그런 사람은 늘 여유가 없다고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남을 이롭게 하
려는 사람은 대부분 자기 자신이 현재 힘들거나, 과거에 어려운 경험을 해본 사
람이라는 것이다. 등 따습고 배부른 사람이 갑자기 남을 돕겠다고 나오는 경우
는 그리 많지 않더라는 것이다.
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