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5 - 칭의와 성화-김세윤
P. 95
와 더불어, 하나님의 통치, 곧 주 예수 그리스도의 주권에 순종함이 없이 정치하며 권력을
행사하는 그런 기독교 신자 정치가들과 권력자들이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한국 교회를 조
롱하고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는 데 가장 크게 공헌하는 것이 오늘 한국의 한 비극입
니다(사 52:5; 롬 2:24). 추태를 부리는 목사들이나 부패한 신자 정치가들과 고관들의 문제
의 근본 원인 한 가지는 그들이 바울의 칭의론의 복음을 구원파식으로 오해하고, 바울의
소명론까지 포함하는 칭의론의 복음을 제대로 믿고 순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의인 된 우리가 하나님 사랑/이웃 사랑의 기본자세를 가지고 살 뿐 아니
라, 특히 우리의 직장에 대해 하나님을 섬기고 이웃을 섬기도록 우리를 부르신 장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우리의 직업 활동을 하나님이 주신 은혜/은사로 신실하게 감당하여 이웃을
잘 섬기면, 만인이 만인에게 자기주장 하며 늑대 노릇 하는 이 타락한 세상의 죄인들의 공
동체(Thomas Hobbes)를 만인이 만인에게 종노릇하며 하나님의 은혜의 전달자(즉, 제사
장) 노릇 하는 의인들의 공동체로 바꾸어 갈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우리
의인들이 그렇게 사탄의 나라의 불의와 고난을 극복하고, 하나님 나라의 의와 샬롬을 실현
해 갈 수 있는 것입니다.
종교개혁자들이 재발견한 바울의 소명 사상을 중심으로 한 개신교 윤리가 근대 유럽의 자
본주의 정신을 낳았다는 막스 베버(Max Weber)의 논지가 맞다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그렇게 큰 문화 변혁의 힘을 가진 바울의 소명 사상을 제대로 실천하여 이제 탈기독교 세
속 사회에서 맘몬 우상숭배와 이웃 착취의 도구로 변질된 자본주의를 하나님과 이웃을 섬
기는, 그리하여 의와 샬롬을 북돋우는 도구로 바꾸려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3. 행위대로의 심판
1) 행위대로의 심판
우리는 앞(3장 6항목/4장 1항목)에서 ‘칭의의 삼위일체론적인 구조’를 살펴보았는데, 그것
은 칭의는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된다는 것과, 동시에 칭의가 철저히 삼위일체
적 하나님의 은혜로만 이루어진다는 것, 그리하여 믿음으로만 받는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
해서였습니다. 또한 우리는 방금(4장 2항목에서) 이 ‘은혜로만/믿음으로만’의 칭의는 우리
로 하여금 하나님의 통치를 대행하는 그의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를 성령의
도움으로 순종하여 ‘의의 열매’를 맺는 삶을 살기를 구조적으로 요구한다는 것을 살펴보았
습니다.
더 나아가서 칭의/성화의 현재(즉,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기)에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통치
는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법’/‘그리스도의 법’, 즉 하나님 사랑/이웃 사랑의 이중 사랑 계
명을 지켜 의를 이루라는 일반적인 요구와 각 사람에게 주신 소명, 즉 하나님 나라 또는 하
나님의 구원의 경륜의 실현에 있어 각 사람에게 할당된 역할을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곧
성령의 은혜/은사)로 잘 감당하라는 개별화된 요구로 나타난다는 것을 살펴보았습니다.
바울은 우리의 칭의가 종말에 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 때 하나님의 심판석 앞에서 완성
된다고 가르칩니다. 그때 하나님의 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로 우리의 칭의가 확인되
어 우리가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고 완전한 구원을 얻는다고 가르칩니다(롬 8:32~39). 그러
나
바울은 그 최후의 심판에서 하나님이 우리를 우리의 행위대로 심판하신다고도 가르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