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6 - 칭의와 성화-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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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렇게 가르치는 구절들이 한두 개가 아니라 아주 많습니다(롬 2:5~16; 14:10; 고전
3:11~15; 4:1~5; 5:5; 9:16~27; 고후 5:10 갈 6:8; 골 3:23~25 등).
바울은 그러기에 우리가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서 ‘책망할 것이 없는 자’ 또는 ‘흠 없는 자’
로 서야 한다는 것을 강조합니다(예를 들어, 고전 1:6~8; 빌 1:10~11; 2:15; 골 1:22; 살전
3:13). 우리가 칭의된 자로서/의인의 신분을 가진 자로서/죄 사함을 받고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에 회복된 자로서/하나님 나라에 들어간 자로서, 지금 하나님의 통치에, 즉 그 통치를
대행하는 하나님의 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주권에 순종하여 ‘의의 열매’를 맺는 삶을 살
았는가, 그리고 각자에게 주신 소명, 즉 하나님 나라 실현을 위하여 감당하도록 각자에게
할당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였는가(골 3:23~25 참조)를 판결하는 하나님의 최후의 심판
에서 우리가 ‘책망할 것이 없는’ 의인으로, 또는 ‘흠 없이’ 거룩한 제물(즉, 하나님께 온전히
헌신된 백성)로 확인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2) 행위대로의 심판과 상(고전 3:5~15; 9:15~18; 빌 4:1; 살전 2:19~20)
바울은 고린도전서 3:5~15에서 최후의 심판에서의 행위대로의 심판을 자신과 아볼로를
예로 들어 설명합니다. 바울과 아볼로는 하나님 나라 (그것의 땅 위의 체현인 교회) 건설을
위해서 일하는 동료 일꾼들로서, 주께서 각자에게 주신 소명에 따라 바울 자신은 그 기초
놓는 일(즉, 개척 선교 사역)을 감당하고 아볼로는 그 위에 쌓아 올리는 일(즉, 양육 사역)
을 감당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또는 집)의 건축에 있어 이렇게 다양하게 개별화된 역할을 부여받는
데, 각자 자기가 맡은 부분을 금, 은, 보석으로 짓기도(즉, 자신의 소명을 성실히 감당하기
도) 하고, 돌, 나무, 지푸라기로 짓기도(즉, 자신의 소명을 부실하게 감당하기도) 한다는 것
입니다. 주의 날, 곧 종말에 각자 한 행위들이 불의 심판에 의해서 환히 드러나게 되는데,
의를 행하여 샬롬을 실현하라는 일반적인 요구와 각자에게 주어진 개인적 소명을 성실히
감당한 사람이 지은 하나님 나라의 부분은 금과 은과 보석으로 지은 것 같아서 심판의 불
에 타 없어지지 않고 남게 된다는 것이며, 그런 사람은 상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하나님의 통치에 잘 순종하지 않고 자신의 개인적 소명을 부실하게 감당한 사람이
지은 하나님 나라의 부분은 돌과 나무와 지푸라기로 지은 것 같아서 심판의 불에 타 없어
져 버려 ‘잃어버린다(손실을 입는다)’는 것입니다(15절). 완성된 하나님 나라에 사악한 것,
불완전한 것은 존재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후자가 지은 부분은 그의 하나님
나라에 대한 순종이 사탄의 통치에 대한 순종과 뒤섞여 진실과 의와 사랑으로 지어진 것
이 못되고, 거짓과 불의와 증오로 뒤범벅이 된 것일 터이니, 그런 것은 심판의 불에 타 없
어져 버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바울은 이렇게 가르치면서도 후자도 ‘불을 통과한 자같
이’ 구원은 받을 것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불을 통과한 자같이’는 ‘겨우’라는 뜻을 가진 성
경적 숙어입니다.
전통적으로 이 본문을 많은 주석가들은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은혜와 믿음으로 칭의 된
모든 사람들은 최후의 심판에서 기본적으로 구원은 받는다. 의롭게 산 사람은, 즉 ‘성화’를
이룬 사람은 하나님 나라에서 기본적인 구원 위에 상(즉, 상급)을 받는다. 그러나 의롭게
살지 못한 사람은, 즉 ‘성화’를 잘 이루지 못한 사람은 구원은 받되 상(급)을 손해 본다(즉,
잃는다).” (여기 15절에 ‘잃어버리다<손실을 입는다>’라는 동사는 목적어가 없이 쓰였는
데, 15절이 앞의 14절과 병행하니 14절의 ‘받는다’ 동사의 목적어인 ‘상’을 그 동사의 생략
된 목적어로 간주한 것입니다.) 그러니 일반 목사들도 이렇게 가르치는 것은 당연하고,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