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0 - 부안이야기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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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알알이 영글어 가는 포도송이(필자의 그림)



            고 우려 주셔서 맛있게 먹었다. 특히 할머니와 아버지도 감을 좋아하셨던 기억이 나며 그 후로 집주
            변과 뒷동산에 여러 그루의 감나무를 심었다.
              감꽃이 필 무렵 초등학교에 다니던 우리 자매들은 감나무 아래 떨어진 감꽃을 주워서 실에 꿰어 감

            꽃목걸이와 팔찌를 만들기도 하였으며, 채 익지도 않고 땅에 떨어진 감조차도 귀하게 여겼었다. 가
            을이 되어 감나무에 주렁주렁 감이 많이 열렸고, 식구가 많았을 때는 초겨울에 까치밥만 남겨 두고
            모조리 수확해서 겨우내 간식거리로 먹었다. 해거리를 할 때면 그렇게 많이 열리던 감들도 열리지
            않아 여러 식구가 먹기엔 부족했지만 그렇다고 감을 사서 먹지는 않았었다. 세월이 흘러 점점 식구
            가 줄어들게 되고 감나무가 커지니 많이 열리는 해에는 제대로 따지 못해 감나무에 오래도록 감이

            달려있게 되었다.
              또한 과일 중 가장 당도가 높다는 대추나무도 윗집(본채) 우물 근처에 크게 자라고 있었으며 가을
            이 되면 주렁주렁 열매를 많이 달고 있다. 추석에는 미처 다 익지 않은 푸른색이 많은 대추지만 그래

            도 나무에서 바로 따서 먹는 생과조차도 달달함이 있어서 먹어가면서 따기도 하였다. 하나씩 따기에
            는 너무 작아서 나무 아래 비닐을 깔아놓고 나무를 흔들거나 막대기를 이용하여 따기도 하는데 따서
            모은 대추로는 생강과 함께 다려서 차로 마시면 겨울 한 철 감기를 예방하는 차로도 손색이 없었다.
              아버지는 한때 사과나무 과수원을 조성하셨다. 사과나무가 수익성이 많을 것 같아 심었는데 과수




        100   부안이야기·2018년/겨울/통권제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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