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5 - 부안이야기19호
P. 105

타루비                     호벌치전적지                                    김낙선의사기적비







                   혀서 사라지고 말 것인가? 생각할수록 가슴 아프다. 구전되던 의병들의 이야기가 듣기 어려웠던 이유가 있었으

                   니, 의병운동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일제에 알려지면 가혹한 수난을 당했기에 가족과 친지간에도 철저하게 비밀
                   에 부쳐졌다. 그러다 보니 금기된 이야기가 되고 사실들이 망실되었다. 세월이 흘러가면서 의병운동이라는 귀중
                   한 역사를 잃어버린 것만 같아서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후손들은 죄스럽고 안타깝다.
                     을사늑약을 반대하며 1905년 호남에서 의병을 일으킨 분은 면암(勉菴) 최익현(崔益鉉)이다. 그는 경기도 포천
                   이 고향이지만 제자인 순창의 임병찬(林炳瓚)과 태인, 순창에서 의병을 일으켰으나 실패하여 제대로 싸워보지

                   도 못하고 체포되었으며 대마도에서 단식 순절하였다. 뒤이어 장성의 기삼연(奇參衍), 고광순(高光洵)이 큰 규모
                   의 의병을 일으켜 곳곳에서 승전으로 한때 의기가 충천하였으나 1908년 기삼연, 고광순이 연이어 체포 사살된
                   이후 의병활동은 침체일로를 걸었다.

                     부안 지역의 의병들은 변산을 근거지로 투쟁하였지만 고창 선운산에 본부를 둔 기삼연이 순절하자 조직이 무
                   너지고 끼리끼리 주재소를 습격하거나 일본인들을 공격하는 등의 산발적인 활동을 하며 다른 지역과 연대하여
                   활동하였다. 당시 신문 기사들을 확인하면 의병들은 군 경계를 넘나들면서 활동했다. 부안·고창·흥덕·고부 등은
                   인접지역이어서 수시로 지역 이동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의병은 지역 출신들이 많아서 지형과 지세를 잘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고, 특히 부안은 변산에 깊은 골들이 많아서 의병들이 선호하던 곳이었다. 1909년 한 해만

                   해도 전해산의진, 박도경의진, 신도남의진 등이 부안에서 교전하다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였다.






                   변산의 임기홍(林基弘) 의병 이야기



                     내가 향토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어릴 적부터 어머니로부터 그 시대의 많은 옛 이야기를
                   들었던 영향이 컸다. 의병 이야기도 어머니의 친정 숙부인 임기홍(林基弘)이 의병이었고 그분의 이야기가 한편






                                                                                                                  105
                                                                                               발굴! 이 기록_한말 변산의병 이야기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