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0 - 부안이야기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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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 안 · 실 · 록 반계 유형원 선생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실학의 개창자라는 평가를 받는
분임을 여러분 모두가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다른 사람들의 연구 결과
를 전달받은 간접적 지식일 뿐, 반계 선생이 저술한 작품을 직접 읽은 뒤 선생에 대해 가진 소감은 아닐 것입니다.
번역서가 이미 보급되어 있는 『반계수록』을 제외하고는 반계 선생의 저술이 매우 드물었고, 전해지는 저술이라
하더라도 모두 한문으로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이번에 새로이 간행된 『반계유고』는 반계 선생의 인간 면모를 파
악할 수 있는 한시 작품 및 학문과 사상을 이해할 수 있는 산문 작품들을 한데 묶어 우리말로 번역한 책으로, 반계
선생의 저술을 누구나 직접 읽어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본문 중에서)
우리 말 『반계유고』를 소개합니다
이의강 원광대 한문교육과 교수
한시 한 수를 소개하는 것으로부터 글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유학의 집대성자라 평가받는 주희(朱
熹 ; 1130~1200)가 지은 「책을 보다가 느낌이 있어[觀書有感]」라는 작품인데, 그 내용은 이러합니다.
조그만 연못 거울처럼 펼쳐있는데, 하늘빛과 구름 그림자 함께 비추인다. 연못아, 어떻게 이처럼
맑을 수 있느냐? 물줄기 끝에 샘물이 있어 흘러들기 때문이지.[半畝方塘一鑑開, 天光雲影共徘徊. 問
渠那得淸如許? 爲有源頭活水來.]
부안을 사랑하는 여러분들의 가슴에 살아있는 물을 끊임없이 공급할 수 있는 책이 작년 말에 출판
110 부안이야기·2018년/겨울/통권제1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