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7 - 부안이야기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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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봄철 꽃시장에 많이 나와 있다.
                               철쭉은 가장 흔하게 조경용으로 심는데 무리지어 피어 있는 모습이 아름다워 곳곳에 많이 심어져
                             있으며 특히 지리산에는 철쭉이 온 산을 붉게 물들일 만큼 아름답게 피어 있어서 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가는 곳이다. 전주에도 완산동 시립도서관 위쪽에 크게 자란 철쭉(개인이 오랫동안 키워온 것을
                             전주시에 기증했다 함)이 장관을 이루고 있어서 상춘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데 전주에 살면서도 그
                             동안 가보지 못하다가 몇 년 전에 가서 본 후로 그 아름다움에 도취하여 그림으로 옮겨봤는데 동생
                             이 좋아해서 선물한 적이 있다. 고향집에는 그 흔한 철쭉이 돌 틈 사이에 몇 그루가 있었을 뿐이어서

                             조만간 대문 입구 쪽에 무리지어 심을 예정이다.
                               초본성인 작약과 달리 같은 속(屬)이면서 화목류(花木類)로 분류되는 모란은 꽃도 작약보다는 조
                             금 늦게 피는데, 화목류이기 때문에 겨울에는 잎이 모두 떨어지지만 나무줄기는 살아남아서 이른 봄
                             에 싹을 틔우고 5월경에 아름다운 꽃을 피워낸다. 꽃은 아침부터 피기 시작하여 정오에 절정에 달해

                             서 그 화려한 자태를 뽐내기도 하였다. 모란꽃은 예로부터 부귀의 상징으로 여겨져서 신부의 예복이
                             나 활옷에 모란꽃을 수놓거나 왕비나 공주와 같은 귀한 신분의 여인들의 옷에도 모란무늬가 들어갔
                             다. 한편 모란꽃은 향기가 없어 벌과 나비가 날아오지 않는다 하여 모란꽃을 그린 그림에는 곤충이
                             그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모란그림을 집에 두면 부귀장수와 부부화합, 평안을 누린다고 하여 필자도

                             모란그림을 직접 그려서 결혼한 아들집에 선물하였으며, 동생에게 주기도 하였다.
                               한편 대문(예전 대문)으로 들어서면 사랑방 앞에 자주색으로 밥풀(밥태기) 모양의 꽃이 가지마다
                             소복하게 피어서 우리는 가끔씩 그 꽃을 따서 먹기도 하였다. 그래서 밥태기나무로 알고 있었는데
                             정확한 이름은 박태기나무다. 꽃이 지고 나면 하트 모양의 초록 잎들이 자태를 뽐내므로 지금도 조

                             경수로 인기가 있는 나무이기도 하다.
                               집집마다 거의 한두 그루가 있을 정도로 인기 있는 장미는 온대성으로 햇빛을 좋아하는 식물이다.
                             우리 집에는 핑크색 덩굴성 장미가 대문을 아치형으로 장식하고 있어서 장미의 계절뿐만 아니라 오
                             래도록 화사함을 뽐내었다. 장미는 햇빛이 좋고 토양이 비옥한 곳에서는 개화기간이 길며 특히 사계

                             성 장미는 최저온도가 18℃가 유지되면 연중 개화하기도 한다. 그렇게 화사하게 대문 입구를 밝혀주
                             던 덩굴장미는 집을 신축하면서 모두 사라지게 되어 지금은 기억 속에서만 핑크빛 아름다움이 남아
                             있을 뿐이다.



















            산수유                                개나리                               박태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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