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부안이야기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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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간평 자택에서 어머니(오른쪽에서 두번째)와 손자들(1965. 3)
꿇려놓고 목체로 이마빡을 남봉나도록 때렸다. 어찌 그뿐이랴? 첫눈 내리던 초겨울 부엌 아궁이 앞
얄미운 지도 선생님 지까다베(신발)를 오밤중 공중 에 쪼그리고 앉아 불을 쬐는데 살강 밑에서 솔솔 풍겨
변소 또망 속에 넣고 간짓대로 쑤셨다. 신발을 잃어버 나오는 황송아리 조기 젓갈 냄새를 맡고는 조기 한 마
린 훈장이 혹여 개가 물어다 버렸다고 단정 짓고는 애 리를 냉큼 훔쳐 담 모퉁이에서 씹어 먹었다. 그날 저녁
매한 개를 두들겨 팼다. 늦가을 빨강색 고추잠자리를 숭늉 한 양푼을 몽땅 퍼마셨는데 새벽녘 소변이 마려
잡으려고 하면 날아가 다른 곳 큼직한 장독 항아리에 워 무릎걸음으로 윗목으로 기어가며 보아하니 창호지
내려앉아 있기에 대갈통만한 돌로 내려쳤는데 아뿔사 문살 쪽에 요강이 보이므로 무작정 고추를 거기에 척
잠자리는 호로록 날아가 버리고 간장 항아리만 퍼그 걸치고는 ‘앵꼬라쇼’(에잇, 목표물을 향할 때) 소방펌
럭 소리와 함께 깨져버렸다. 내장사 앞 뒷마당에 짠 냄 프에 힘을 주어 쏟아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당가
새 진동하는 간장이 강물처럼 흘러넘치니 벌책을 받 잉? 잠결에 보아하니 요강단지가 어느새 사람으로 둔
아 이틀 동안 밥을 굶기고 벽장 속 어두컴컴한 지옥 같 갑하더니 “왜그르르 외어억”소리와 함께 주지스님께
은 곳에 감금당해 혼줄이 났었다. 서 뿔덕 일어나시자마자 징채같은 주먹으로 소승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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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2_내 젊음은 행안 삼간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