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부안이야기1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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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도는 마침 썰물 때를 맞아 육지 나들이객들을 야 쑤셔댔다. 또한 밀물 때가 되기 이전 우선 동아줄로
트막한 수로길로 안내하고 노약자를 업어다가 뭍으 고래 꼬리 부분을 묶어 말뚝에 얽어매어 놓고 떠내려
로 내보내는 평소 일을 하던 중 계화도 앞 궁안삼간평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울지렁 말목을 촘촘히 박았다.
소금벌 갯고랑 둔치에 거대한 산이 시꺼멓게 가까이 수십 톤짜리 향유고래가 떠밀려 왔다는 소식이 계화
보였다. 단박에 뛰어가 보니 어젯밤 해일성 폭풍 눈바 도와 궁삼간평은 물론 하서면 청호 돈지 언독리까지
람 파도에 떠밀려온 듯한 몸통길이 30여 미터나 됨직 금세 퍼지자 동네방네 사람들이 칼, 도끼, 작두날, 황
한 향유고래가 있었다. 퓨휴유 퓨휴유~ 하는 고래 숨 새목 낫과 톱까지 가지고 몰려왔다. 마지막 죽음의 숨
소리가 크게 들렸다. 김영도는 급히 대벌리 거주 김생 을 쏟아내고 있는 고래 고기를 가마니에 담아 지게로
규씨네 염벌까지 뛰어가 고래잡이 동아줄과 울지렁 운반하거나, 또는 함지박 널벅지 그릇에 담아 머리에
말목을 준비해 나오도록 염벌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이고 짊어지고 어깨에 둘러매고 자기네 집을 왕복하
독려 동원시켰다. 또한 이웃 삼간평 염벌(주인 주학 기도 했다.
군) 사람들까지 급히 동원시킨 김영도는 노쇠하여 자 이날 줄포 주재소에 정오를 알리는 오포가 길게 퍼
연사 직전의 고래의 목 부위 수십 군데를 마구 찌르고 질 때쯤엔 고래 고기 가져가기 위하여 검은 산 안통에
부안의 학교 친구들 부부와 함께.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필자(197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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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2_내 젊음은 행안 삼간평에서